본문 바로가기

환경과 생태

평창 알파인스키장 앞 '흉물'을 아시나요..."올림픽 이후 난개발 점검해야"

평창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정선의 알파인스키장 입구엔 짓다 만 호텔이 덩그러니 놓여있다. 이 호텔의 이름은 ‘정선 가리왕산 호텔’. 이곳은 원래 4층 이상의 건물은 지어서는 안되는 지역이지만 ‘올림픽 특구’로 지정되면서 20층 이상의 호텔 건축이 시작됐다. 그러나 정작 공사가 지연돼 올림픽 때는 쓸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올림픽 특구 난개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풍경이다.

녹색연합은 8일 “현행법으로는 건축이 불가능했으나 올림픽 특구로 지정돼 건축이 추진된 대형호텔 중 가리왕산 호텔은 올림픽 기간엔 사용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올림픽 특구가 난개발에 악용된 대표적 사례”고 지적했다.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 앞 정산 가리왕산 호텔 공사장. 이 호텔은 올림픽을 이유로 건축 허가를 받았으나 공사를 완료하지 못해 올림픽 때는 쓰지도 못하게 됐다. _ 녹색연합 제공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중 스키경기가 펼쳐지는 알파인스키장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가리왕산의 원시림을 대거 베어내고 산을 깎아 만들어졌다. 올림픽 기간 중 단 3일의 스키경기를 위해 국내 최대 왕사스래나무, 가리왕산의 할머니 나무로 불리던 들메나무 거목, 대규모 철쭉군락이 사라져버렸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스키경기장을 위해 가리왕산의 나무를 대거 벌채한 강원도와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가리왕산 앞에 숙소는 짓지않겠다고 했다. 이 지역은 동강 최상류지역으로 근처에 오십천이 위치해 있다. 오십천은 상수원보호구역의 상류이자 동강생태경관보전지역의 상류지역이다. 국토이용계획법상의 계획관리지구로 4층 이상의 건물은 지어서는 안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2014년 문화관광부가 가리왕산이 있는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를 동계올림픽 특구로 지정하면서 20층 이상의 호텔과 리조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가리왕산 앞에 건설되던 호텔 두채 가운데 한 채는 현재 공사가 완료되지도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녹색연합은 “사업자가 건설비를 제때 구하지 못해 올림픽 개최 당일까지 완공을 못하게 되어 1월 31일에 아예 공사저정치 처분을 받았다”면서 “완공은 올림픽 이후인 올 상반기에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대회를 이유로 짓게 된 호텔이 정작 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사용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녹색연합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이유로 무리한 개발이 추진됐고 대표적인 사례가 올림픽 때는 쓸 수도 없게 된 ‘공사 중 호텔’”이라면서 “동계올림픽 이후 문화관광부가 지원, 추진한 각종 올림픽 관련 사업과 시설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