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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온종일’ 학교와 마을이 키운다...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되는 동네는 어디?

서울 노원구의 월계종합사회복지관에 있는 ‘독서돌봄 마을학교’에서 학생들이 독서프로그램 지도를 받는 모습| 노원구 제공

서울 노원구의 월계종합사회복지관에 있는 ‘독서돌봄 마을학교’에서 학생들이 독서프로그램 지도를 받는 모습| 노원구 제공

‘초등학생 걸음으로 15분 안에 닿도록 돌봄시설망 구축, 통합센터 통해 24시간 돌봄 보장’(서울 구로구), ‘청계천·서울숲 등 자연자원 활용’(서울 성동구), ‘시민 평균연령 36.4세. 도시 곳곳 어디든지 30분내 이동 가능한 도시로, 온라인 포털 활용.’(경기 오산시)

학교과 마을이 아이를 ‘온종일’ 돌보는 생태계가 서울 구로·노원·성동·성북구와 대전 서구, 경기 시흥·오산시, 충남 홍성군, 전남 광양시 등 9곳에서 시범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들 지자체엔 올해부터 3년간 80억원이 투입된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는 서울 구로구 등 9개 지자체를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9개 지자체에서 지역별 특성을 살려 만든 ‘온종일 돌봄 생태계’는 2020년 6월쯤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돌봄 생태계는 앞으로 다른 지자체에 확산할 모델이 된다.

‘온종일 돌봄 생태계’는 지난 4월4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관계부처가 발표한 정책이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정부의 목표는 필요한 모든 아이에게 공적인 돌봄을 지원하는 것이며, 우선 최소 맞벌이 부모의 아이들만이라도 지원할 수 있게 해야한다”면서 학교·마을의 돌봄을 받고 있는 아이들의 숫자를 33만명에서 임기 내에 53만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이후 교육부와 복지부·행정안전부·여성가족부, 각 지자체·교육청은 공동추진단을 꾸려 같은 달 19일 실행계획을 확정했고, 돌봄 생태계를 먼저 구축할 곳을 지난 5~6월 신청받았다. 이후 평가를 거쳐 서울 구로구 등 9개 지역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9개 지자체는 나름대로 지역특성을 어떻게 살려 돌봄 생태계를 구축할 것인지를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했다.

아이를 '온종일' 학교와 마을이 키운다...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되는 동네는 어디?

예를 들어 구로구는 초등학생 걸음으로 15분 내에 각각의 돌봄시설에 닿을 수 있도록 시설망을 갖추고, 통합센터를 운영해 ‘24시간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 성동구는 청계천과 서울숲 등이 가까이 있어 자연을 활용한 돌봄시설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경기 오산시는 시민 평균연령이 36.4세로 젊은 부모들이 살고 있는 도시인 데다 규모도 작다. 오산시는 온라인 포털을 활용해 돌봄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9개 지역에서 약 2년~3년간 구축될 온종일 돌봄 생태계는 어떤 모습일까. 정부는 다양한 공공·학교·주민시설을 이용해 촘촘하게 돌봄시설을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제시한 예를 보면, ‘도시형’의 경우 아파트 단지 내 시설, 주민센터, 도서관을 활용해 돌봄시설을 만들 수 있다. 도시형의 또다른 예에 따르면, 지자체와 학교가 협약을 맺어 교실을 돌봄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도농복합형’의 경우에는 읍면지역에선 학교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신도시는 아파트 등 마을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앞으로 9개 지역은 수요조사부터 해야한다. ‘출·퇴근시간 돌봄’ ‘방과 후 돌봄’ ‘실직·질병 등으로 인한 긴급 돌봄’ 등 초등학생의 돌봄 수요를 유형별로 조사한 후 공급계획을 각자 수립하게 된다.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관계부처·지자체·교육청으로 구성된 추진단이 컨설팅을 해 준다.

정부는 온종일 돌봄 생태계 구축 선도사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9개 지역에 ‘다함께 돌봄’ 센터를 우선적으로 설치하게 할 예정이다. 다함께 돌봄 센터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지역 내 6~12세의 모든 아동이 지역여건에 맞는 돌봄 서비스를 받을할 수 있도록 상담을 해주고 가장 적절한 서비스에 연계해 주는 역할을 한다. 다함께 돌봄 센터는 아이들에게 간식과 식사를 제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주로 주민센터, 복지관, 도서관, 보건소와 같은 공공시설이나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 마련되고 상근자 1인과 시간제 돌봄교사 2인이 일한다. 다함께 돌봄센터를 한 곳 만드는 데에는 설치비 5000만원, 인건비 4900만원이 든다.

아울러 정부는 온종일 돌봄 생태계가 구축될 경우 아이들을 다양한 공공시설과 학교시설에서 돌보게 될 것이기 때문에 ‘학교 내 돌봄시설 및 어린이집 설치 관련 시설·안전관리 가이드라인’도 별도로 배포키로 했다. 가이드라인에는 학교시설 사용 절차와 돌봄시설의 공간구분·동선분리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 안전관리 책임 의무는 누가 어떻게 져야 하는지와 보험가입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