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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흑산 공항’ 갈등에 환경부 차관 ‘감금’, 경찰 출동…심의는 결국 정회

19일 서울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사무실에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제124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국립공원위원회는 흑산공항 건설을 전제로 만들어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재심의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19일 서울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사무실에서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제124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국립공원위원회는 흑산공항 건설을 전제로 만들어진 다도해해상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재심의하기로 했다. | 연합뉴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있는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공항을 건설할지 심의하기 위해 열린 회의에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회의는 자정까지도 표결을 부칠지 심의를 더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했다.

정부는 19일 오후 2시부터 서울시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 서울사무소에서 제124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흑산 공항 신설 관련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을 심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7월20일 회의에서 흑산 공항 관련 결정을 연기한 이후 두 달 동안 진행된 환경성·경제성·안전성 등 쟁점별 검토 결과에 대한 보고가 진행됐다.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 측에서는 이날 회의에서 심의를 연기할 것을 요청했으나, 민간위원들은 이날 중으로 심의를 완료하자고 맞서기도 했다.

정부 당연직 9명, 민간 당연직 1명, 민간위원 11명 등 국립공원위원회 위원 21명은 심의 연기 여부를 두고 치열한 갑론을박을 벌이다가 오후 7시40분쯤 정회했다. 회의는 5분 뒤 속개될 예정이었지만, 공항건설을 주장하며 상경한 신안군 관계자들이 “회의가 불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회 상태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회의 진행에 불만을 품은 박우량 신안군수가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장인 박천규 환경부 차관에게 따로 이야기를 나누자고 해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후 신안군 관계자들이 집기로 출입문을 막아서 회의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가두는 일이 벌어졌다. 차관이 ‘감금’되면서 신안군 관계자들과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박 차관이 “20분 정도 면담을 더 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찰이 돌아갔다. 이후에도 회의는 진행되지 못하다가 오후 9시쯤 속개됐다.

흑산 공항 건설 계획은 흑산도 54만7646㎡ 부지에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으로 1833억원의 예산이 든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항공청은 2013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6년 10월 공원 계획 변경 신청을 냈다. 국립공원위원회는 2016년 11월 철새 등 조류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며 안건을 보류했다. 국립공원위원회는 지난해 9월 재보완을 요구했고, 지난 7월 심의를 다시 연기했다. 지역 주민들은 섬 주민 교통 불편 해소와 관광 활성화를 이유로 신속한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환경 훼손과 경제성, 안전성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날 회의는 오후 11시40분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정회했다. 다음 논의는 10월5일 이전에 속행하기로 했다.

▶[배문규의 에코와치]‘철새냐, 경제냐’…10년째 논란 ‘흑산공항’ 9월에 다시 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