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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왜 이래

[날씨가 왜이래]올해 첫 열대야에 이어 폭염경보까지…올 더위도 만만찮다

24일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 올해 첫 열대야가 기록된데 이어 경북 내륙지역에서도 폭염경보가 발효되는 등 무더위가 시작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 경북 영천·경산·군위·칠곡·의성·경주와 대구에서 올해 첫 폭염 경보를 발효했다. 서울과 경기 동부, 일부 강원, 충북, 전남 내륙 등 대부분 지방에서는 폭염주의보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폭염주의보보다 더 높은 단계의 특보인 폭염 경보가 발효되면 야외 체육과 실외 작업 중단이 권고된다.

강원 동해안 지역에서는 23일 밤부터 24일 아침까지 올해 여름 들어 첫 열대야가 기록됐다. 강원 강릉은 26.3도, 양양 25.6도, 고성 간성읍 25.2도, 삼척 25.2도, 속초 25도 등이다. 열대야는 밤 사이 최저기온(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이다. 지난달 16일 봄더위로 경북 포항에서 이례적으로 열대야가 관측됐으나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이후 발생한 열대야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30일보다 7일이나 빠르게 나타났다.

주말 내내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에 이어 25일부터는 장마가 찾아온다. 기상청은 “25일까지 더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밤부터 제주도에서 시작된 장맛비가 29일까지 내린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한국은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맑고, 강한 일사까지 더해지면서 전국의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기온이 높아지면 습도도 올라간다.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한국 쪽으로 세력을 확장한 것처럼 됐다. 일본 남쪽해상으로부터 장마전선이 차차 올라온다는 의미다.

25일 밤 장마전선과 함께 오는 비구름의 영향으로 제주도에 장맛비가 시작되며, 26일 아침에 전국으로 확대된다. 26일 오후에는 장마전선이 북한으로 올라가면서 충청도와 남부지방, 제주도의 비는 소강상태를 보이겠다.

다시 장마전선이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27일 새벽에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비가 내리고, 오후에 서울·경기도와 강원도의 비가 그치고 난 뒤에도 충청도와 남부지방에는 비가 이어진다. 28일에는 장마전선이 남해상까지 더 밀려나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만 비가 내리다가 오후에는 전북과 경북에선 비가 그친다. 비는 전남과 경남, 제주도에서 29일 오전까지 이어진다. 이후 장마전선은 남해상에서 머물다가 30일부터 다시 북상하면서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7월1일쯤 전국에 장맛비가 다시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수도권, 27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충청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천둥·번개와 강풍을 동반한 시간당 20~30㎜ 이상의 비가 예상된다. 특히 장마전선으로 발생한 비구름대의 폭이 좁아 지역간 강수량의 차가 크기 때문에 침수피해를 대비해야 한다. 또 남부지방에선 장마전선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28일까지 30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산사태, 축대붕괴 등 추가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장마전선으로 비가 오는 동안에는 더위가 약화되지만, 비가 오지 않는 지역에선 습하고 더운 날씨가 이어질 수 있어 장마기간에도 열대야는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평년 기록을 보면 장마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6월24~25일 시작해 7월25일쯤 끝난다. 기간으로는 32일 정도 된다. 올해는 지난 19일 제주도에서 첫 장맛비가 내렸다.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선 평년보다 하루이틀 정도 늦은 셈이다. 장마전선은 남쪽에서 오는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기단과 동쪽의 한랭 습윤한 오호츠크해 기단이 만나서 형성된다. 두 기단의 세력이 비슷하면 한 곳에서 정체되는데 이 것이 초여름 동서로 긴 비구름띠를 만든다.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한국은 ‘역대급 무더위’를 기록했던 1994년을 기점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증가 추세다. 1973~1993년까지는 열대야 일수 7.0일·폭염 일수 8.6일이었지만, 1994~2017년까지 열대야 14.4일·폭염 12.8일로 크게 증가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철 기상전망에서도 7월과 8월 평균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마가 끝나고 7월 하순부터는 본격적으로 무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