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고층빌딩 주변에 머무르지 않는 게 좋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환경부 국정감가 열린 13일 질의 보도자료를 통해 미세먼지가 심각할 때의 대응요령을 공개했다. 도심지역의 고층빌딩 주변에는 ‘와류’가 생겨 빌딩 밑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와류는 본류와 반대방향으로 소용돌이치는 흐름을 말한다.
송 의원은 이날 잘못된 미세먼지 예보가 남발돼 온 이유 중 하나로 대기측정소의 측정구 높이를 지목했다.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에 따르면, 일반대기측정소의 측정구는 1.5~10m높이에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송 의원이 파악한 결과 도시대기측정소의 측정구 높이는 평균 15m였다.
특히 마포구(마포아트센터) 측정소의 측정구는 28m였고 가장 낮게 설치된 성동구 측정소 역시 5.5m였다. 사람이 호흡하는 위치보다 훨씬 높은 곳이다.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에 맞게 측정소가 설치된 지역은 성동구, 은평구, 송파구, 구로구 등 4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지역(84%·21곳)은 규정을 위반했다. 양천구는 심지어 지난해에 측정소를 오히려 더 높은 곳으로 이전했다.
송 의원은 측정소의 측정구 높이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어떻게 다르게 측정되는지를 직접 실험해 공개했다. 영등포 당산동의 측정소 측정구(17.5m)에서는 고농도를 뜻하는 빨간 색이 덜 나타나지만 사람이 호흡하는 높이인 2.5m에서는 뚜렷하게 나타난다(아래 그림 참조).
‘미세먼지 오보’가 반복되는 또다른 이유는 현재 정부가 활용 중인 대기질 예측모델의 해상도다. 송 의원은 “현행모델은 해상도가 낮아 건물이 밀집한 도시 지역의 대기질 농도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서울에 적용 중인 대기질 예측모델 단위격자는 3kmx3km로 고층건물이나 상세지형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서울 외 지역은 이보다 더 낮은 해상도의 예측모델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단위격자가 10mx10m인 초고해상도 모델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송 의원 측이 서울 당산동에서 현행 모델과 정부가 검토중인 모델(초고해상도 모델)의 측정결과를 비교해 보니, 현행 모델은 풍속을 실제보다 두배 넘게(1.4 m/s→3.8 m/s) 예측했다. 초고해상도 모델은 실제 풍속과 비슷하게 1.6 m/s로 예측했다
현행모델은 또 풍향을 실제와 반대로 예측하기도 했다. 송 의원 측이 서울 당산동에서 실험을 해 보니, 서풍계열의 복잡한 방향이 부는 동안 현행 모델은 단조로운 북풍으로 예측했다. 반면 정부가 개발을 검토 중인 모델(초고해상도 모델)은 실제와 유사하게 서남풍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기상조건을 잘못 인식하다보니 대기오염 예측이 빗나가기 쉽다는 게 송 의원 측 설명이다. 이를테면 서울 불광동의 이산화질소(NO2) 실측치는 35.2 ppb였는데 현행모델은 22.7 ppb로 예측했다. 반면 상세모델은 실측치와 유사하게 36.7 ppb로 예측했다.
송옥주 의원은 “비용이 들더라도 측정소 또는 측정구의 위치를 순차적으로 옮기고 상세모델(초고해상도 모델) 도입을 앞당겨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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