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한 학생이 교내에서 주는 상장을 88개나 받았다. 이 학생을 포함한 다섯 명이 총 311개 상장을 휩쓸었다. 한 명당 평균 62.2개를 받은 꼴이다. 서울의 한 고교에서는 한 학생에게 1년 동안 교내상장 79개가 돌아갔다. 수상실적이 많은 상위 5명이 평균 64.4개를 받았다.
일부 고교에서 교내대회 상을 남발하거나 특정 학생에게 상을 몰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28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7년 고등학교별 교내대회 수상 현황(지역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 학생에게 1년간 20개 이상의 상장을 준 고교가 전국 627곳이었다. 경기도의 한 학교는 1년 동안 상장 80개를 학생들에게 줬는데, 4분의 1인 20개를 한 명이 받았다. 경기도의 또 다른 학교에서도 상장 총 111개 중 28개가 한 학생에게 돌아갔다.
1년 동안 상을 가장 많이 받은 학생이 교내대회가 열린 횟수보다 더 많은 상장을 가져간 학교들도 있었다. 한 대회에서 여러 장을 한 명에게 준 것이다. 서울의 한 고교는 지난해 교내대회를 27번 열었다. 그해 최다 수상자는 상장 57개를 받았다. 교내대회를 21번 열었는데 한 명이 상장 40개를 휩쓴 또 다른 서울지역 학교도 있었다.
고교들이 교내대회 상을 남발하는 건 학생들의 학교생활기록부 ‘스펙’을 부풀리기 위해서다. 내신성적뿐 아니라 수상, 자격증, 창의적 체험활동 같은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율이 높아지면서 수상실적이 주요한 평가요소로 떠올랐다. 명문대 진학 ‘실적’을 내기 위해 성적이 좋은 아이들에게 상장 특혜를 준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그것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수상내역은 한 학기당 한 개씩만 적을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하지만 현재 재학 중인 고교생은 이번 개편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김해영 의원은 “공정한 교육기회를 보장해 입시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려면 교내 상과 관련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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