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지난해까지 화력발전 4개사 채권에 2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은 환경 문제를 낳는 석탄화력 발전에 앞으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국민연금기금이 한국남동발전과 동서발전, 남부발전, 중부발전 등 4개 석탄화력 발전사의 채권에 투자한 액수는 2013년 1조4900억원에서 지난해 2조4400억원으로 늘어났다. 증가액이 9500억원에 달한다.
석탄화력 발전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이들 4개사는 그간 화력 발전을 통한 수익 창출에 중점을 두고,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대해선 소극적으로 대처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4개사의 총발전생산량에서 신재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었다.
반면 국민연금은 이들 발전사들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했다. 중부발전의 경우 지난해 미상환채권액(만기일이 오지 않은 채권과 새로 발행한 채권을 합한 금액)이 4조1500억원이었는데, 국민연금은 1조3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자금의 4분의 1을 국민연금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이다. 나머지 3개사도 국민연금으로 받은 투자액이 전체 미상환채권액의 15~20%가량을 차지했다.
국민연금은 다른 석탄화력 발전 기업들에도 대체투자를 하고 있었다. 강원 동해시에 ‘북평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GS동해전력’에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772억원을 대출해줬다. 경남 고성군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고성그린파워’에는 위탁펀드를 통해 약 739억원을 투자했다.
맹 의원은 “해외 연기금들이 석탄화력 발전 투자를 중단하고 있고, 국내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도 더 이상 이들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며 “국민연금도 국민 건강과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투자를 중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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