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13일부터 4대강 가운데 금강·섬진강·낙동강의 7개보를 최대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5개 보는 수문을 전면 개방한다. 다섯달전 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등은 ‘4대강 6개보부터 상시개방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지시 후 보 수위를 평균 70㎝ 떨어뜨리는 ‘찔끔 개방’을 실시해 비판을 받았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10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4대강의 7개 보에 대해 13일부터 단계적으로 최대 가능수위까지 개방하고 정밀 모니터링에 착수한다”면서 “모니터링 대상도 기존 6개보에서 14개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금강의 세종·공주·백제보와 낙동강의 합천창녕보, 영산강의 승촌보 등 5개 보는 ‘최저수위’에 이를 때까지 물을 방류할 계획이다. 물그릇(보)의 가장 낮은 수위(최저수위)까지 물을 흘려보내겠다는 것은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다는 뜻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보 수문 완전 개방은 거의 과거와 비슷한 상태(4대강 사업 이전)까지 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7개보 중 낙동강 창녕함안보는 취수가능수위까지만 물을 방류하고, 영산강 죽산보는 최저수위보다 조금 높은 하한수위까지 방류한다. 창녕함안보의 경우 대규모 생활용수 취수장이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보 개방은 시간당 2~3㎝씩 점진적으로 실시된다. 주변지역 주민과 수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안 차관은 “이번 수문개방 대상에서 제외된 한강 이포보와 강정고령보 등 낙동강의 6개보는 그간 보 개방의 영향, 녹조 및 용수공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한 시점에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정부는 낙동강의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금강의 공주보, 영산강의 죽산보를 대통령의 업무지시에 따라 개방했으나 보 수위는 70㎝(6개보 평균) 남짓 떨어지는데 그쳤다. 환경단체들은 ‘찔끔’ 개방으로는 강의 흐름을 복원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과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로 보에 담긴 물을 약간 방류하는 시점에만 유속이 빨라지다가 방류가 멈추자 유속이 예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왔다. 강의 흐름을 복원하겠다는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한 ‘보 개방’이었던 셈이다. 환경부 스스로도 10일 “제한적 개방 등으로 인하여 개방 수준에 따른 실제 물 흐름 변화와 수질·수생태계 영향, 보 구조물 상태 등 확인이 곤란하여 충분한 자료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은 보 수위를 살짝 떨어뜨리는 수준으로 방류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농업용수 취수구 이하로 수위를 떨어뜨리면 농업용수를 길어올리는 데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리고 다섯달 후인 10일 환경부가 주축이 되어 5개 보는 전면개방을, 2개 보는 최대한 개방하는 방안을 만들어 내놨다.
7개보 가운데 창녕함안보를 제외한 6개보는 영농기에도 개방상태가 유지된다. 취수장, 양수장이 많은 창녕함안보는 농업용수 공급 때문에 내년 3월 말까지 다시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앞으로 영농기에도 농업용수 취수구에 제약을 받지 않고 수위를 계속 떨어뜨릴 수 있도록 올 겨울에서 올 봄까지 수중펌프 설치 등의 임시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4대강 보 모니터링 대상을 6개보에서 14개보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4대강에는 모두 16개 보가 있다. 한강수계의 강천보·여주보를 뺀 모든 보를 모니터링하기로 한 것이다. 한강수계 수질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취수장 취수구가 관리수위(보를 가득 채웠을 때의 수위)에 있다는 점 등이 고려돼 강천보·여주보는 제외됐다.
안 차관은 “모니터링 대상을 6개 보에서 14개 보로 확대하면서 조사항목, 지점도 추가해 객관적 기초자료 확보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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