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에서 해직된 뒤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일해 온 최승호 PD가 20일 MBC 사장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최 PD는 이날 페이스북에 “26년은 안에서 MBC를 지켰고, 5년은 밖에서 MBC를 지켜봤다”며 “MBC를 재건해 공적 책임을 수행하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모든 것을 바치고 싶다”고 사장 공모 도전 뜻을 밝혔다.
최 PD는 “다매체 다채널의 정보통신 시대에 공익을 추구하는 공영방송의 가치는 커지고 있다”며 “과거 MBC의 영광을 되찾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2 창사의 자세로 진정한 공영방송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 MBC는 오로지 국민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방송이 돼야 하고 세상을 더욱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포부를 밝혔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20일부터 27일까지 MBC 사장 후보자 공모를 진행한다. 최 PD는 방문진이 김장겸 전 사장의 해임을 결의한 지난 13일 이후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됐다.
▶MBC ‘사장후보 정책설명회’ 인터넷으로 생중계···대표이사 선임절차 확정
최 PD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사장 응모 배경에 대해 “후배들이 많이 권유했고, 제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MBC 개혁 과정에서 내부 구성원들의 에너지와 국민의 지지를 모아야 하는데 이런 일을 해나가는 데 제가 나름대로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상파 시대의 공영방송이 아니라 다매체·다채널 시대 공영방송 MBC를 새롭게 재정립하는 역할을 하는 사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 PD는 1986년 12월 MBC에 입사했다. 2005년 한학수 PD와 함께 <PD수첩>을 통해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보도했고 2010년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편 등으로 ‘한국PD대상’, ‘한국방송대상’, ‘송건호언론상’, ‘안종필언론상’ 등을 받았다. 2012년 공정방송 파업 과정에서 해고됐다.
최승호 PD의 MBC 사장 공모 도전 선언
26년은 안에서 MBC를 지켰고, 5년은 밖에서 MBC를 지켜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일 할 때 MBC는 저의 자부심이었고, 밖에서 바라 볼 때의 MBC는 깊은 고통이었습니다. 다행히 국민의 힘과 내부 구성원의 분투로 겨우 MBC를 되찾게 됐습니다.
우리 앞엔 수많은 과제가 쌓여 있습니다.다매채 다채널의 정보통신 시대에서 매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공익을 추구하는 공영방송의 가치는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MBC를 다시 세워 ‘만나면 좋은 친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거 MBC의 영광을 되찾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제2 창사의 자세로 진정한 공영방송을 만들어야 합니다.
MBC의 중심에는 주인인 국민이 있어야 합니다. 공영방송 MBC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되야 합니다.오로지 국민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방송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을 더욱 살만한 곳으로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MBC를 국민이 자랑할 수 있는 가치있는 공공재로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지난 30년 동안 MBC와 뉴스타파에서 일하며 민주주의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권력비판과 감시,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MBC를 재건해 이같은 공적책임을 수행하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모든 것을 바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일을 하기 위해 MBC 사장 공모에 나서고자 합니다.
MBC의 새출발 과정이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미디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대영 사장 건재한데···KBS ‘1노조’ 사측과 단체협상 체결, ‘새노조’는 반발 (0) | 2017.12.26 |
---|---|
[인터뷰]<시선집중> 새 주인된 '최고참 유배자' 변창립 아나운서의 첫 방송 (0) | 2017.12.24 |
[정리뉴스]2012년 동시 총파업 벌인 KBS·MBC·YTN의 현재 (0) | 2017.12.24 |
[김장겸 이후의 MBC]“한 사람 물러났다고 마법처럼 새로워지겠나” (0) | 2017.12.24 |
[김장겸 해임]MBC 새 사장 선임 빨라질 듯...해직자 '연내 복직' 길 터 (0) | 2017.1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