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3.5 노도현 기자
YTN 간부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두고 제보자와 삼성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했다고 뉴스타파가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5일 “[삼성과 언론] YTN 간부, 이건희 동영상 제보 삼성에 ‘토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스타파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보도하기 11개월 전인 2015년 8월, YTN에 관련 영상을 가진 제보자가 거액을 요구하며 접촉을 해왔다. 당시 YTN 기자들은 동영상을 입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뉴스타파는 “YTN 보도국의 한 간부가 일선 기자들 몰래 동영상 제보 사실을 삼성 측에 알리고, 삼성 측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당시 YTN 사회부장이 제보 내용을 보고한 기자에게 제보 사실을 숨기라고 지시했다고 뉴스타파는 보도했다. 해당 기자는 뉴스타파에 사회부장이 “특히 캡에게는 얘기하지 말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언론사 사회부에서는 통상 ‘캡’이라고 불리는 서울경찰청(시경) 출입기자가 취재를 지시한다.
뉴스타파는 사회부장과 제보자 간 통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사회부장은 제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동영상 파일을 대가없이 공익제보하라고 설득했다. 제보자가 이를 거절하자 “삼성에 가보라”고 제안했다.
뉴스타파는 “제보자가 삼성의 누구와 연락해야 하냐고 묻자 삼성에 동영상 제보사실을 알린 뒤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의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보자들끼리의 통화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결국 이 제보자는 YTN 사회부장의 소개로 삼성과 접촉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보자들이 실제 삼성에서 돈을 받아냈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초 제보를 받은 기자들은 제보자와 연락이 끊겨 취재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보도에 등장한 사회부장은 류제웅 현 YTN 기획조정실장이다. 류 실장은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이인용 전 삼성전자 사장 연락처를) 받아서 전해준 것 같기도 하고. 왜냐면 삼성 이인용과 통화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경제부에서 번호를 받아서 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뉴스타파 기자와 만나서는 “내가 번호를 갖고 왔다갔다한 것 같진 않다. 왜냐면 내가 삼성을 직접 접촉하진 않았으니까”라고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성명을 내고 “언론 윤리 강령 위반을 넘어 중대 제보의 취재와 보도를 막은 해사 행위이자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알 권리 파괴 행위”라며 “류제웅 실장은 즉각 스스로 회사를 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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