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노조가 “한 달 넘게 최남수 퇴진을 외치고 있는 YTN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7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정부과천청사에는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공익성을 보장하는 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있다. 노조는 지난달 1일 적폐청산을 둘러싼 노사 합의 파기를 이유로 최남수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 제보자들과 삼성 사이에서 보도 대신 ‘거간꾼’ 노릇을 한 류제웅 YTN 기조실장의 행태에 대한 분노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뉴스타파는 류제웅 YTN 기획조정실장이 사회부장이던 2015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두고 제보자와 삼성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스타파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보도하기 11개월 전인 2015년 8월, YTN에 관련 영상을 가진 제보자가 거액을 요구하며 접촉을 해왔다. 당시 YTN 기자들은 동영상을 입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뉴스타파는 “YTN 보도국의 한 간부가 일선 기자들 몰래 동영상 제보 사실을 삼성 측에 알리고, 삼성 측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사내 게시판에 올린 입장문에서 “제보자와 통화를 계속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결코 화면을 공짜로 줄 생각은 없고 이들의 말도 신뢰하기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다. 이에 따라 당시 경제부장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삼성을 상대로 이들로부터 관련 내용으로 협박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 취재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제가 이 제보자에게 삼성의 연락처를 알려줄 것처럼 말하고는 있으나 삼성이나 제보자 그 어느 쪽에도 상호간의 연락처를 건네주지는 않았다”며 “사회부장으로서 저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이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을 했을 수는 있으나 기자로서 지켜야할 취재윤리를 지키려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노조는 “류 실장의 행위는 대한민국 사회를 음습하고 컴컴한 ‘내부자들’의 세계로 만들었던 지난 정권들의 언론장악 시대에서 재벌과 언론이 어떤 관계를 유지해왔는지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 동안 YTN 내부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적폐 행위들의 일면을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적폐청산을 비롯한 YTN 정상화 작업이 “최남수 사장에 의해 단단히 발목 잡혀 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최남수가 류제웅 실장을 비롯한 YTN 내 적폐들과 한 몸이 돼 언론장악 정권과 맞서 싸운 노조와 언론인들을 되레 공격하고 있고, 새 시대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어린 기자들에게까지 칼을 겨누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YTN의 생존과 발전을 책임져야 할 이사회와 대주주, 언론 정상화 책무가 있는 방송통신위원회, 촛불 시민들에게 언론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했던 정치권과 현 정부가 적폐청산의 절실함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6일 YTN 대주주인 한전 KDN 전남 나주 본사를 찾아 최남수 사장 해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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