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을 결심했던 한국지엠 군산공장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평공장 희망퇴직 신청자가 자살한 데 이어 이달 들어 두 번째다.
한국지엠 노조와 경찰에 따르면 군산공장에서 일하던 고모씨(47)가 지난 24일 전북 군산시 미룡동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씨와 사흘동안 연락이 되지 않자 여동생이 이날 고씨의 집을 찾았다가 고씨가 목을 맨 채 숨져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고씨에게 질병이 없었고 타살 의문점도 없는 것으로 보아 일단 자살로 판단하고 있다.
고씨는 1996년 입사해 최근까지 조립부에서 일해왔다. 지난 2일 희망퇴직을 신청해 승인대상자로 통보받았고 5월즈음 퇴사할 예정이었다. 그는 약 2년 전 아내와 사별했고 자녀와는 학업 때문에 따로 살고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고씨가 목숨을 끊은 이유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한국지엠 부평공장의 50대 노동자 한 명이 인천 연수구에 있는 공원에서 목숨을 끊었다. 이 노동자는 숨진 당일 문자로 ‘희망퇴직이 승인됐다’는 사측의 통보를 받은 상태였으며 역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GM은 지난달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5월 말까지 폐쇄하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사측은 “이런 조건의 희망퇴직은 마지막일 수 있다”고 압박하면서 대대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 2일까지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2500명에 이른다. 군산공장뿐 아니라 부평, 창원공장 등에서 구조조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GM의 한국 철수설이 계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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