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커피를 주문하면서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쓰면 400원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환경부는 24일 커피전문점 16곳, 패스트푸드점 5곳과 1회용품을 줄이고 재활용품을 촉진하는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2013년 맺은 협약의 가격할인 혜택을 늘리고, 컵재질 단일화 등 재활용을 쉽게 하는 방법까지 포함했다.
텀블러 등 개인컵을 쓰는 소비자들의 혜택은 늘어난다. 기존 협약에선 쿠폰이나 할인 등 혜택이 제각각이었는데 가장 많이 팔리는 아메리카노 가격 기준 10% 수준의 할인을 해주는 것으로 통일했다. 브랜드별로 100~400원의 할인폭을 자율적으로 정했다. 이미 시행하는 곳들도 있고, 이날부터 할인 액수가 늘어나거나 다음달 혹은 8월부터 시행하는 곳들도 있다. 매장에서 일회용컵 대신 머그잔 사용을 먼저 권하고, 음료 리필이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 매장들마다 안내문을 달아 이런 혜택을 알릴 계획이다.
스타벅스 등 주요 커피전문점들은 이미 텀블러 할인을 해주고 있는데다 혜택받는 금액이 적어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환경부가 이번 협약에서 주된 목적으로 삼고 있는 것은 몇 백원 수준의 할인으로 소비자들을 이끌기보다는 업체들을 설득해 재활용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커피전문점에서만 2015년 기준으로 일회용품 61억개를 썼다. 플라스틱컵과 종이컵을 그동안에도 분리수거해왔으나 재질이 제각각이고 브랜드 이름 따위가 유색으로 인쇄돼 있어 재활용율이 떨어졌다. 이를 단순화하는 것이 협약의 주된 내용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컵 재질은 대부분 페트(PET)이지만 일부에는 폴리스티렌(PS)이 쓰인다. 그런데 맨 눈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이를 통일하면 재활용업체들이 분리하기 쉽고, 재활용 제품의 품질도 높아진다. 일회용 종이컵은 일반 폐지보다 재질이 고급이어서 ㎏당 250원 정도에 제지회사에 판매되는데, 색깔이 들어있거나 전면 인쇄된 컵이 섞이면 일반 폐지와 같이 ㎏당 60원에 수거된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커피전문점들이 선보이는 화려한 종이컵이 보기엔 좋아도, 환경에는 빵점이었던 셈이다. 앞으로는 플라스틱컵 재질을 단일화하고, 종이컵에서는 색깔을 빼고 인쇄를 단순화하기로 했다.
매장 내 분리수거는 전문 재활용 업체가 하도록 의무화했다. 1회용컵과 뚜껑, 빨대, 컵홀더 따위를 분리해 전문 업체가 회수해서 재활용하고,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 업체는 6개월마다 환경부에 이행 실적을 내야 한다. 지금까지는 분리선별이 어려워서 플라스틱컵들을 태우거나 고형연료로 만들었다. 전문업체를 통해 제대로 선별되면 종이는 티슈로, PET는 극세사로 재활용하기 쉬워진다. 업체들은 또 사회공헌 차원에서 길거리에 일회용컵 전용 수거함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 후 스타벅스를찾아 캠페인에 동참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1회용품을 많이 쓰는 문화를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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