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한국지엠 창원공장 불법파견 774명 직고용명령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입력 : 2018.05.28 16:26:00 수정 : 2018.05.29 00:14:48

ㆍ노동부, ‘불법파견’ 판정 시정명령

정부가 한국지엠 창원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774명을 ‘불법파견’으로 판단하고 직접고용 명령을 내렸다.

28일 고용노동부 소속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은 한국지엠에 이런 내용의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담은 시정지시 명령서를 전달했다. 노동부는 ‘한국지엠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창원비정규직지회 민원을 접수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특별근로감독을 했다.

노동부는 사측이 창원공장 사내하청 노동자에게 사실상 직접적으로 지휘·명령을 내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월 인천지방법원은 “한국지엠이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에 대해 사실상 지휘·명령권을 행사하고 근로조건을 결정했다”며 한국지엠 부평·군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 45명의 정규직 지위를 확인하고 직접고용하라고 판결했다. 노동부도 이 법리를 적용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노동부 명령에 따라 한국지엠은 오는 7월3일까지 774명을 직접고용해야 한다. 이행하지 않으면 노동자 1명당 1000만원씩 최대 77억4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검찰에 고발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검찰도 부평·창원·군산공장 3곳의 파견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의 지휘를 받아 노동부 근로감독관의 실태조사가 6월19일까지 진행된다. 현재 부평 367명, 군산 203명으로 파악되는 사내하청을 포함하면 직접고용 명령 대상은 1200명을 넘을 수도 있다. 경영정상화 명목으로 인력 감축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지엠이 행정소송으로 시간을 끌면서 과태료 처분을 유예받으려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 시행한 노동부 감독 결과가 넉 달여 만에 발표된 것을 두고 ‘최저임금 개악 물타기’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희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장은 “의미 있는 결정이지만 진작 나왔어야 할 명령이 늦게 나와서 아쉽다”면서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지엠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사측과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