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7.11 남지원 기자
기간제교사들의 노동조합이 ‘현직 교원이 아닌 사람의 가입을 허용했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노조로 인정받지 못했다. 기간제교사들은 “단기계약이 많은 탓에 언제나 ‘현직 교원’ 신분일 수 없는 처지인데도 구직 중인 이들을 가입시켰다는 이유로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고용노동부와 전국기간제교사노조에 따르면 노동부는 노조가 지난 1월 낸 설립신고서를 최근 반려했다. 노조 규약상 현직 교원이 아닌 사람을 가입할 수 있도록 했고, 현재 노조 임원으로 활동하는 사람 중에도 현직 교원이 아닌 사람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교원노조 조합원 자격을 초·중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조합원 중 해직자 9명이 포함돼 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바로 이 조항 때문에 2013년 법외노조가 됐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도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
노조는 “기간제교사들의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규교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담임이나 교과담당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은 기간제교사들은 학기가 끝나면 계약이 만료돼 교원 신분을 잃고 ‘구직 중’인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이라도 오래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찾느라 구직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노조는 “지금까지 쪼개기 계약과 고용불안, 차별을 외면해온 정부가 이제는 구직 중인 기간제교사들의 노조 할 권리조차 부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노동부는 기간제교사의 단결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현행 교원노조법을 개정하지 않는 한 설립신고를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설립신고를 받아들이려면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해직자·실직자 등의 노조 가입 권리를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하기로 한 만큼 이와 연계해 교원노조법 등을 빨리 개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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