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남 해안지방에서 계속되는 고농도 미세먼지의 국내 요인이 80%로 나왔다. 산업단지에서 뿜어져 나온 오염물질이 해륙풍으로 육지와 바다를 오가다가 뜨거운 햇빛을 받아 고농도 미세먼지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0일부터 부산·울산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고농도 미세먼지(PM 2.5)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해륙풍에 의한 대기정체 조건에서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2차 미세먼지 생성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달 들어 전국의 미세먼지 일평균 농도를 살펴보면, 10일부터 유독 울산·부산지역에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울산의 경우 10~19일 PM 2.5 평균농도(43㎍/㎥)가 다른 지역에 비해 10~30㎍/㎥ 높게 나타났다. 19일 밤 11시에는 83㎍/㎥ 까지 치솟았다. 울산, 부산, 경남 등에서는 고농도 미세먼지(일평균 36∼75㎍/㎥) 기준 ‘나쁨’이 계속된 것이다.
원인은 최근 폭염을 부른 북태평양 고기압이었다. 우선 한반도에 찜통 더위를 몰고온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기상태가 안정됐다. 맑은 날 해안가에서 부는 해륙풍은 낮에는 해풍, 밤에는 육지풍으로 나타나는데 오전에는 북서풍이 불었다가 오후에는 남동풍으로 오갔다.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맴돌았다.
부산·울산·경남은 철강부터 화학까지 대형 사업장이 밀집된 대표적 공업지대다. 부울경 지역에는 대형 사업장의 23%가 몰려있고, 특히 울산에는 석유정제품 제조업체 16개 중 5개가 분포하고 있다. 울산은 미세먼지의 재료가 되는 이산화황(SO2) 배출량이 전국 14%,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은 10%를 차지할 정도다. 여기에 더해 여수·광양 등 전남의 산단지역도 경남에서 멀지 않다.
유입된 오염물질은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햇빛을 받으면서 미세먼지로 전환되는 2차 생성을 일으켰다. 분석 결과 광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된 유기물질이 미세먼지(PM 2.5)의 44%(13~19일 평균)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름철은 대기확산이 원활하고 중국에서 서풍이 불어오지 않아 연중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낮다. 하지만 여름철에도 대기정체, 광화학반응, 오염물질 배출의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20일까지 지속되고 있는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은 21일 오후부터 태풍 ‘암필’의 간접영향을 받아 다소 강한 남동풍이 유입되면서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환경부는 앞으로도 고농도 미세먼지가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오는 23일 대책회의를 열고, 오염물질 배출시설에 대한 집중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김종률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2차생성 미세먼지와 오존의 생성을 줄이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의 방지시설을 효율을 높이고, 건강 및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조업 단축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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