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더위로 뒤척였던 22일 저녁부터 23일 아침까지는 111년 만에 가장 더운 밤이었다. 연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인 23일, 강릉의 아침 최저기온은 31.0도였다. 1907년 이래 ‘가장 높은 최저기온’이다. 아침 최저기온이 30도를 넘은 것은 두 번째인데 2013년 8월 역시 강릉이 30.9도를 기록했었다. 이날 아침 서울 최저기온도 29.2도였다. 역시 서울 최저기온으로는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더위가 맹위를 떨친 1994년 8월에 28.8도까지 최저기온이 올라갔다.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때를 열대야라고 한다. 울진 29.3도, 포항 29.0도, 수원 28.2도, 부산 27.5도, 대구 27.4도, 청주 27.4도, 광주 26.0도, 제주 27.0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주말 폭염과 기록적인 열대야는 구름, 습기, 지형적 요인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서울 38도 등 22일 낮시간 기온이 몹시 올라갔는데, 달궈진 공기가 밤에도 식지 않았다. 제10호 태풍 암필이 보내온 구름이 하늘을 덮었기 때문이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구름대가 유입되면서 열이 빠져나가는 복사냉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태풍에 동반된 습기가 유입되면서 불쾌지수가 상승했다. 여기에 지역별 특성이 더해졌다. 서울같은 대도시는 밤에도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다. 30도가 넘는 ‘초열대야’가 발생한 강릉의 경우 태백산맥을 타고 뜨거운 서풍이 불어내려왔다.
이달 말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때문에, 8월 중순까지는 더울 일만 남았다. 비바람 대신 한반도에 열과 습기만 올려보낸 태풍 암필 같은 기상요소가 더해지면 다시 기록적인 폭염이 찾아올 수 있다. 윤 사무관은 “지난 주말은 태풍 영향에 이례적으로 더웠고 이번 주에는 그처럼 ‘튀는 더위’는 없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평년보다 기온이 높은 무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23일 내놓은 석달치 기상전망 역시 다음달에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이 많다고 내다봤다. 지역 편차가 크고, 대기불안정으로 강한 소나기가 올 수도 있다. 9월이면 더위는 식는다. 기온이 오르락내리락해 일시적으로 저온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다가 10월이 되면 평년과 기온이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날씨가 왜 이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천 41도, ‘한반도 공식 최고기온’ 76년만에 깨졌다...서울 39.6도, 111년 만의 더위 (0) | 2018.09.05 |
---|---|
[날씨가 왜 이래]경북 영천 40.3도...‘폭염의 마지노선’이 40도인 이유는? (0) | 2018.09.03 |
24년 만에 최고 더위, ‘온열질환자’ 1000명 육박...“더위도 ‘재난’” (0) | 2018.09.03 |
부산·울산·경남 고농도 미세먼지 ‘삼박자’ 맞아 떨어져 발생…국내 요인 80% (0) | 2018.09.03 |
[날씨가 왜 이래]주말부터 서울도 본격 ‘열대야’…무더위 릴레이 시작 (0) | 2018.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