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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기

영화 <마션>과 <아바타>가 교과서에...토론 늘리고 생활 이슈 넣은 통합사회·통합과학 교과서

ㆍ내년 고1 신설 과목 ‘통합사회’ ‘통합과학’ 교과서 첫선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들이 내년 고1 학생부터 배울 신설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교과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직원들이 내년 고1 학생부터 배울 신설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교과서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부터 배우게 되는 신설과목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교과서가 공개됐다. 기존 교과서들보다 두께는 얇아졌고, 내용은 지식을 나열하는 대신 영화나 스포츠 등의 소재를 활용해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에 중점을 뒀다. 토론수업도 강조했다. 

교육부는 19일 내년 고1 학생들이 배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 교과서들을 공개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현재의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4개 과목을 하나로 모은 통합과학이다. 5개 출판사가 내놓은 교과서는 각기 340쪽 분량으로, 기존 1학년 과학 교과서의 480쪽에서 크게 줄었다. 내용은 ‘물질과 규칙성’, ‘시스템과 상호작용’, ‘변화와 다양성’, ‘환경과 에너지’의 4개 영역으로 나뉜다. 물질의 화학적 반응과 지질 시대, 진화와 생물다양성을 ‘변화와 다양성’이라는 테마로 묶는 식으로 교과서를 구성했다.

생활 속 소재들을 결합시켜 학생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과학적 호기심을 교과서 안으로 끌어들이려 애쓴 것이 눈에 띈다. 중력과 자유낙하, 지구의 에너지 순환과 생명체의 물질대사를 가르치는 ‘시스템과 상호작용’ 부분이 그런 예다. ㄱ출판사의 교과서는 이 부분에서 황사의 지구적인 이동과 환경·보건에 미치는 황사의 영향을 아울렀다. ㄴ출판사의 것은 화석연료를 줄이는 방법을 논하면서 주택의 열 손실을 막을 방법을 토의하게 했다.

ㄷ출판사의 교재에는 야구 글러브 사진이 실렸다. 투수용 글러브와 포수용 글러브다. 둘 중 후자가 두꺼운 이유를 설명하면서 자동차 에어백의 원리를 이끌어낸다. 영화 <마션>이나 <그래비티>를 통해 과학 지식을 설명하기도 한다.

통합사회 교과서도 5개 출판사가 만들었고, 각기 300쪽 분량이다. 역사, 지리, 일반사회와 윤리 과목에 걸쳐져 있던 내용을 포괄해 ‘삶의 이해와 환경’, ‘인간과 공동체’, ‘사회 변화와 공존’의 3개 영역으로 묶었다. 인권 보장, 정의와 사회 불평등, 문화와 다양성, 세계화와 평화 등 주요한 사회 이슈들을 놓고서 사고와 토론을 유도하는 것에 무게를 실었다. 

예를 들면 중국의 전족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관습 중 보편적인 윤리기준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었는지 토론해보는 식이다.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통해 도시 재개발을 생각해보게 하거나 영화 <아바타>를 놓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고민하게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는 “신설과목인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중학교 때까지 배운 내용을 70~80% 정도 반영해 쉽게 구성, 사교육의 부담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다른 과목에서도 생활과의 연계를 높이고 학습량은 다소 줄였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이날 함께 공개된 공통수학에서는 수2의 ‘수열의 극한’이나 ‘구분구속법’ 등 난이도가 높았던 부분을 뺐다. 국어도 국어I과 국어II 2권으로 나뉘어 총 540쪽이던 것을 1권 410쪽 정도로 줄였다. 

내년 초등학교 3·4학년과 중 1, 고1 학생들이 쓸 새 교과서들은 20일부터 온라인으로 공개되며 고등학교는 20일, 중학교는 22일, 초등학교는 25일부터 각 학교에서 책을 전시한다. 각 학교들은 교사의 검토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자문 등을 거쳐 다음 달 교과서를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