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의 전 MBC 기자가 재직 시절 뉴스 리포트에 사용한 인터뷰 다수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MBC 정상화위원회는 1일 “김 전 기자는 실제 취재 현장에서 확보하지 않은 정체불명의 음성을 가져와 방송 화면 속 인물이 말한 것처럼 조작했다”며 “매장 고객으로 나온 사람은 고객으로 위장한 직원이었다”고 밝혔다. 정상화위가 문제를 발견한 리포트는 모두 5건이다. 2011년부터 2016년 사이 제작됐으며 리포트에 나오는 인터뷰 13개 중 7개가 조작됐다.
정상화위에 따르면 김 전 기자는 2011년 10월 두 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려고 백팩을 멘 배낭족이 늘어 지하철을 이용하기 불편해지고 있다는 리포트를 보도했다. 불편을 호소하는 승객의 목소리가 익명으로 삽입됐는데,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지하철 승객이 아니라 당시 김 전 기자가 타고 나간 회사 취재차량의 운전기사였다.
백화점과 마트 직원은 고객으로 둔갑했다. 2015년 9월 추석선물세트 가격이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하는 리포트에서 각각 대형마트와 백화점 고객으로 등장한 2명은 해당 업체 직원이었다. 정상화위는 “사내 영상시스템에 보관된 영상 원본을 확인하고 당일 현장 취재를 한 스텝의 증언을 청취한 결과 직원을 동원해 고객을 가장한 연출 촬영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10개월 뒤 보도된 리포트에서도 홍보대행사와 마트 직원이 고객으로 나왔다.
평범한 영상을 문제가 있는듯 왜곡하기도 했다. 2016년 5월 대형마트 ‘갑질’을 다룬 리포트에는 입점업체 직원이 자사 제품 뿐 아니라 타사 제품까지 떠맡아 정리하고 있는 것처럼 묘사한 영상이 나왔다. 하지만 영상 속 입점업체 직원은 자사 제품을 정리하는 중이었다. 정상화위는 “영상 설명에 이어 등장하는 납품업체 직원 인터뷰는 당일 현장에서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김 전 기자가 어디선가 녹음해와 리포트에 삽입한 정체불명의 인터뷰”라고 했다. 같은해 4월 휴대폰 서비스센터에 고객이 방문한 일상적인 모습을 항의하는 장면인 것처럼 내보내기도 했다.
정상화위는 “지인을 동원한 주문형 인터뷰는 확인된 것만 10여 건”이라며 “지인 인터뷰는 기사의 왜곡을 불러올 수 있어 엄격한 조건 하에 제한적으로 허용되어야 하지만, 해당 기자는 취재 편의를 위해 지인 인터뷰를 남발해 뉴스의 신뢰도를 하락시켰다”고 말했다.
정상화위는 지난 1월 제작 자율성을 탄압하고 편파보도를 했던 과정을 조사하기 위해 노사가 공동으로 만든 기구다. 김 전 기자는 지난 8월 MBC에 사직서를 낸 뒤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보수 성향의 ‘가로세로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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