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차원의 고강도 가짜뉴스 대책이 필요한지를 놓고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아간 설전이 오갔다.
11일 방통위, 방송통신심위원회, 시청자미디어재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가짜뉴스 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가짜뉴스란 말이 너무 포괄적일 수 있고 불분명해 대책이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범위를 줄여서 허위, 조작 정보에 대해서만 사법적 절차를 통해 대처하겠다”며 “최근 가짜뉴스가 너무 창궐해 방치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지만 표현의 자유 원칙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대처하려는 것으로 현행법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가짜뉴스를 엄단하겠다고 나선 것은 표현의 자유는 물론 보수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권위주의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조작된 허위정보를 대상으로만 한다면 현행법으로 처벌이 충분한데 왜 국가기관 7개를 총동원하느냐”며 “가짜뉴스로 흥한 자, 가짜뉴스로 망하는 게 두려우냐”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지구상에서 가짜뉴스를 때려잡겠다고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국가기관을 동원하는 곳은 대한민국뿐”이라고 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도 “허위조작정보로 범위를 축소했다는 것도 말장난일 뿐”이라며 “가짜뉴스인지 아닌지는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문제가 심각하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로 맞섰다. 민주당 가짜뉴스대책특별위원장인 박광온 의원은 “진짜뉴스냐, 가짜뉴스냐는 사법기관과 방송통신심의위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 이걸 판단하겠다는 게 아니다”라고 마했다. 그는 “‘5·18이 북한군이 저지른 만행이다’, ‘노회찬 의원이 타살됐고 조의금을 정의당이 가져갔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폭행 사건이 자작극이다’ 등 가짜뉴스는 여야를 막론하고 모두가 피해자”라며 “명훼, 비방, 모욕, 선동은 범죄다. 표현의 자유란 무한의 권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같은 당 김성수 의원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4%가 가짜뉴스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며 “국민이 이렇게 생각하는데 정부가 대응책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가짜뉴스 방지와 관련한 법안 9건 가운데 7건을 한국당 의원들이 냈다”고 소개하면서 “보수언론에 재갈을 물리려 한다는 우려는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장 전체를 둘러싼 대형 현수막이 등장해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재인 정권 방송장악 잔혹사’라는 제목을 달고 문 정부 집권 이후 보도된 공영방송 기사들로 채워진 이 현수막은 박대출 의원이 준비한 것이었다. 여당 의원들이 “현수막은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라고 반발하고 야당 의원들이 맞서면서 질의는 40분 정도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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