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020년으로 예정된 고교무상교육 시행을 1년 앞당긴 것에 대해 “장관 지명 받기 전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를 할 때부터 당과 청와대하고 교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유 부총리는 “여러가지 세수들이 올해 늘어나고 있어 보다 신속하게 국민이 세금을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돌려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인사청문회와 취임사를 통해 기존에 2020년으로 예정돼 있던 고교 무상교육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재원이다. 교육부에서는 고교 무상교육을 전면 실시할 경우 연 2조원, 단계적으로 실시하더라도 첫해 6000억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예산 분담 때문에 갈등을 빚은 누리과정 사태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4일 “(고교 무상교육) 재원 문제는 합의까지 나간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유 부총리는 “원칙적으로는 지방교육재정교부율을 높이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 근본적인 재원 마련 대책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며 “재원을 담당하는 기재부는 어려움을 말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협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 개정이) 즉각적으로 어렵다고 하면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예산과 관련해서는 시·도 교육감들과도 협의하고 있다”며 “적어도 내년 2학기부터는 단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했다.
임기 내 가장 중점을 둔 사안으로는 ‘미래교육위원회’를 발족해 정부 각 부처 간 흩어져 있는 미래인재양성 사업과 예산을 한데 묶는 것을 꼽았다. 위원회에는 교육계, 학계, 산업계, 노동계 등 현장전문가와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한다. 연말까지 구체적인 위원회 구성과 역할, 타부처와의 관계,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새로운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도 내년에 출범시킬 예정이다. 교육부의 초·중등교육 권한을 교육청과 학교로 념겨주고, 교육부는 고등교육과 평생·직업교육에 집중하겠다는 조직 개편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교육정책을 만들 때 현장 목소리를 제대로 듣겠다고 강조했다. 김상곤 전 부총리가 교육개혁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김 부총리께서 방향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해오셨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입제도 개편과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현안들을 현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워 혼란이 생겼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아 교육부를 향한 불신을 키웠다는 것이다.
유 부총리는 취임 4일째던 지난 5일 세종시 참샘유치원과 참샘초등학교를 찾아 학생, 학부모와 교사들을 만났다. 유 부총리는 “당시 기초학력 보장과 관련해 국가책임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이미 한글을 배우고 오는데 부족한 학생 1, 2명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물으셨다). 구체적인 대책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듣고 정책에 반영하면 현장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면서 “당사자들과 소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의원 시절 의정활동을 함께한 교육단체들이 유치원 방과 후 영어교육 허용 방침에 반발하는 것을 두고는 “적어도 유치원 방과 후 영어나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를 체험 중심으로 하고자 하는 점에 대해서는 교육개혁을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께서도 공감하는 바가 있다. 저의 개인적인, 일방적인 판단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분들께도 취지를 충분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적인 문제가 걸려있어 제가 사회부총리라고 해도 조율을 거쳐 결정해야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전교조 문제가 해소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관계부처와 협의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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