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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빼든 방통위...MBC 방문진에 "선물·해외출장비 포함, 업무 자료 내놔라"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에 22일 요구한 자료들.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에 22일 요구한 자료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MBC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을 상대로 칼을 빼들었다. MBC 구성원들의 총파업 사태에 이르도록 관리감독을 소홀히한 것은 물론, 사장 선임과 MBC 내 부당 인사 등에 대해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해 총체적으로 조사하기로 한 것이다.

방통위는 22일 “방송문화진흥회법 및 민법 제37조 등에 따라 방문진 사무 전반에 대한 검사·감독을 실시한다”며 “법적 권한에 따라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자체 감사 결과 등 사무 전반에 대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통위는 이를 위해 오는 29일까지 조직 현황과 회의록, 예산 집행 내역, 자체 감사 내역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이날 방문진에 보냈다.

방통위가 공문을 통해 요구한 자료에는 방문진의 업무분장과 직원 채용, 업무처리 내역 같은 일반적인 사무 현황을 비롯해 MBC 결산승인 관련 자료 일체, MBC와 관련된 전현직 임직원의 소송 현황과 관련 비용, MBC 경영지침과 기본운영계획 등이 망라돼 있다. 방통위는 특히 이번 검사·감독에서 방문진이 MBC 노사 문제에서 직원들의 주장이나 의혹 제기를 묵살하고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것, 경영진의 전횡을 묵인한 것, 김장겸 현 사장 선임과정의 문제, MBC 경영과 관련된 보고서들을 줄줄이 방문진 이사회에서 줄줄이 무산시키고 채택하지 않은 것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에 22일 요구한 자료들.

방송통신위원회가 MBC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에 22일 요구한 자료들.

이뿐 아니라 방문진 임직원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갔다는 의혹을 비롯해 경비 사용 내역 일체에 대해서도 조사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방문진 임직원의 국내외 출장여비 집행 내역, 특별성과금 지급 현황, 외부강의 신고 현황, 이사장을 포함한 임직원의 법인카드·업무추진비 사용 현황을 요구했다. 명절 선물을 포함해 기념품 구입과 배포 현황까지 조사 대상에 집어넣었다.

고영주 이사장 등 구 여권 추천인사 6명과 구 야권 추천인사 3명으로 이뤄진 방문진은 지난 정권 때 MBC의 보도 공정성이 무너지고 해고와 전보 등 부당인사가 자행되는 것을 방조·묵인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방통위는 이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보기 위해 MBC 사장 추천·해임 관련 자료, MBC 사장 등 임원에 대한 출석요구 현황, 이사회 소집 기한을 단축한 건수, 이사장의 거취와 관련된 안건을 표결하는 회의에 이사장이 참석했는지, 이사 또는 감사가 회의록 ‘정정’을 요구한 상황 등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강윤중 기자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강윤중 기자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사회 회의록과 속기록, 녹음테이프 등 논의내용이 담긴 자료들도 모두 제출하라고 했다. 이사회가 비공개 회의로 진행됐을 경우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의결 요지만 기록한 회의에서는 어떤 내용이 실제로 얘기됐는지도 검사할 계획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MBC가 총파업에 들어가자 관리감독을 맡은 방문진의 행태와 문제점을 들여다보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에는 방통이 전체회의에서 “양 방송사 파업을 빨리 해소하기 위해 방통위가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입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방통위는 방문진으로부터 자료를 건네받으면 다음달 말까지 검토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위법 사항이나 관리감독 부실 실태가 명백히 드러나면 이사를 해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