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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고농도 다이옥신 검출된 부평 미군기지...이번에도 정화비용은 한국이 대나

부평미군기지 전경. 파란 선으로 표시된 구역(A, B, C)이 반환예정지이며, 노란선으로 표시된 구역은 현재 주한미군이 사용 중이다. | 환경부 제공

부평미군기지 전경. 파란 선으로 표시된 구역(A, B, C)이 반환예정지이며, 노란선으로 표시된 구역은 현재 주한미군이 사용 중이다. | 환경부 제공

반환 예정인 인천 부평미군기지 ‘캠프 마켓’의 토양에서 환경기준치의 10배에 이르는 다이옥신이 검출됐다.

환경부는 27일 언론브리핑을 열고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공동환경평가 절차에 따라 2015년과 지난해 두차례 실시한 환경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결과 공개는 한·미 당국이 최종 합의한 것으로, 정부가 직접 반환협상이 진행 중인 미군기지 내 환경조사결과를 미리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환경부는 환경단체들의 반환예정 미군기지의 오염 조사결과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해 왔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용산미군기지 조사결과를 공개해야한다며 환경단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조사결과 공개는 ‘캠프마켓’에 한해서만 한·미가 합의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부평미군기지 조사결과를 보면 토양에서는 다이옥신류, 유류, 중금속,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 등이 검출됐고 지하수에서는 석유계총탄화수소와 트리클로로에틸렌이 나왔다. 

특히 토양에서 검출된 다이옥신류의 경우 33개 조사지점 중 7개 조사지점에서 1000pg-TEQ/g을 초과했다. 다이옥신은 자연 분해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독성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IARC)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로, 생식기관, 발육기관, 면역기관 및 호르몬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한국에는 다이옥신의 토양오염 기준이 없다. 다만 일본이 1000pg-TEQ/g을 기준으로 두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다이옥신류 최고농도는 1만347 pg-TEQ/g으로 일본 환경기준치의 10배가 넘는다.

토양에서 검출된 다른 오염물질 역시 최고농도가 환경기준치를 넘었다. 기준치가 2000㎎/㎏인 석유계총탄화수소의 최고 농도는 2만4904㎎/㎏에 달했다. 납은 기준치(700㎎/㎏)의 70여배를 넘은 5만1141.6㎎/㎏이 검출됐다. 기준치가 12㎎/㎏인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은 22.87㎎/㎏ 검출됐고 6가크롬 역시 기준치(40㎎/㎏)의 세배 가까운 177.4㎎/㎏이 검출됐다. 아연은 기준치(2000㎎/㎏)보다 20배 이상 많은 4만1089㎎/㎏이 검출됐다. 

부평미군기지 내 군수품재활용센터(DRMO)가 있었던 A구역 토양조사 지점과 다이옥신 검출 결과 | 환경부

부평미군기지 내 군수품재활용센터(DRMO)가 있었던 A구역 토양조사 지점과 다이옥신 검출 결과 | 환경부

‘캠프 마켓’에는 군수품재활용센터(DRMO)가 있었다. 녹색연합 측에 따르면 DRMO는 50m 높이 굴뚝이 있는 거대한 폐기물처리장이다. 각종 군수품을 폐기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심각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최고농도의 다이옥신이 검출된 곳 역시 군수품재활용센터가 있던 자리다.

이제까지 반환 미군기지의 오염정화 비용은 늘 한국이 부담했다. SOFA에 따르면 오염 정도가 KISE(인간 건강에 대한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해)에 해당하면 미군 측이 책임을 지도록 돼 있지만 KISE 기준이 모호해 늘 미군은 빠져나갔다.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부평미군기지의 토양 다이옥신 오염에 대해 KISE에 해당되는지를 두고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