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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기타뉴스]세계 최초 발견된 ‘소안도 해마’부터 구렁이, 남생이까지…인공 증식으로 복원중인 멸종위기 생물들

입력2017-10-29 15:57:00




2012년 세계 최초로 발견된 소안해마|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2012년 세계 최초로 발견된 소안해마|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2012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던 전남 완도군 일대 ‘소안해마’의 인공 증식이 성공했다. 29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소안도에 사는 소안해마의 성체를 확보해 부화된 치어를 키우는 방식으로 최근 인공 증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해마는 수컷이 새끼를 ‘보육낭’에서 길러 내보내는 특성을 가진 동물이다. 공단은 지난 5~6월 전남 완도군 소안도 인근 바다에서 소안해마 성체 2쌍을 잡아 사육용 수조에서 길러왔다. 수컷 1마리당 약 25~50마리의 해마 치어를 방출했다. 인공 증식으로 태어난 어린 소안해마는 성장 단계별로 먹이를 공급받았고, 출생 50일이 지난 지난 8월 기준 생존율은 68%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치어 생존율이 30% 이상일 때 어류의 증식에 성공했다고 보는데, 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태어난 지 3~5개월된 해마|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태어난 지 3~5개월된 해마|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인공증식장에서 기르는 해마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인공증식장에서 기르는 해마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소안해마는 2012년 4월 소안도 일대에서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현재 서식지 특성과 생태 정보를 알아내는 연구를 진행 중인 신종 후보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소안해마를 제외하고 산호해마, 점해마, 가시해마 등 7종이 분포하고 있다.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취약’ 또는 ‘정보부족’ 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내년부터 매달 500마리의 소안해마를 인공 증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규성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장은 “인공 증식을 통해 태어난 소안해마를 서식지인 거머리말 군락지에 다시 놓아주는 사업을 통해 해양생태계 건강성을 회복시키고 소안도 일대가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생물의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오대산국립공원에 설치된 긴점박이올빼미 인공둥지|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오대산국립공원에 설치된 긴점박이올빼미 인공둥지|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멸종위기 동물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인공증식이나 자연번식 유도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봄에는 오대산국립공원에 설치한 인공둥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긴점박이올빼미가 첫 번식에 성공했다. 긴점박이올빼미는 오대산, 설악산 등 강원도 일대 산림에 사는 희귀한 텃새로,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적색목록 관심대상종(LC)’으로 분류하고 있다. 공단은 2009년부터 긴점박이올빼미에 대한 생태조사를 실시한 후 인공둥지 22개를 설치한 바 있다. 오대산 인공둥지에서 긴점박이올빼미 새끼 2마리가 올해 4월 부화해 5월말 무렵 무사히 둥지를 떠난 것이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격리장에서 보호 중인 소백산 여우|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국립공원관리공단 격리장에서 보호 중인 소백산 여우|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반달가슴곰의 새끼곰 모습|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반달가슴곰의 새끼곰 모습|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소백산 여우와 지리산 반달가슴곰은 2000년대부터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오랫동안 복원에 공을 들여 온 토종 동물들이다. 지난 4월에는 소백산 일대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여우 암컷 13마리가 순차적으로 방사됐다. 지난 봄에는 지리산과 소백산에 각각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과 여우가 잇따라 새끼를 낳는 ‘겹경사’도 벌어졌다. 이에 따라 종 복원사업이 반달가슴곰은 47마리로, 소백산 여우는 19마리로 늘어났다.

인공부화에 성공한 구렁이 새끼 모습|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인공부화에 성공한 구렁이 새끼 모습|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지난해 8월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의 인공부화장에서는 멸종위기 Ⅱ급인 구렁이 어미 2마리가 각각 12개와 9개를 알을 낳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2013년 구렁이 새끼 12마리를 최초로 인공부화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번 21마리의 인공부화로 3년만에 약 2배에 이르는 결실을 맺었다. 서인교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구렁이 담 넘어가는 듯’이란 속담이 있듯이, 구렁이는 숲, 물가 등 전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그릇된 보신문화로 인한 불법 포획과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해 왔다”라며 “구렁이의 증식·복원사업을 통해 구렁이의 생태계 조절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출산국립공원에서 자연부화한 멸종위기 남생이 새끼의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월출산국립공원에서 자연부화한 멸종위기 남생이 새끼의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지난해 5월에는 남생이 11마리가 실험실이 아닌, 월출산국립공원에 마련된 대체 서식지에서 태어났다. 2011년 이후 국립공원연구원 실험실 내에서 인공적으로 남생이 13마리를 부화시킨 사례는 있으나, 대체서식지 안에서 자연부화가 이뤄진 것은 처음이다. 남생이가 밤중에 은밀히 굴을 파고 알을 낳았기 때문에 산란 장면은 연구팀이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2012년부터 국립공원연구원에서 인공부화한 남생이 13마리까지 합치면, 현재까지 총 24마리를 증식한 셈이다.

풍란

풍란

칠보치마

칠보치마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도 복원 대상이다. 지난해 6월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한 무인도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풍란 1300개체와 Ⅱ급인 칠보치마 500개체가 복원됐다. 풍란은 난초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 주로 상록수림의 나무와 바위에 붙어 자란다. 남해안 지역과 제주도에 자생하며,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칠보치마는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 수원 칠보산에서 처음 발견돼 ‘칠보치마’란 이름을 얻었지만 칠보산에서는 더 이상 자취를 찾아 볼 수 없다. 현재 부산 경남 일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희귀한 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