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고위공무원 중 여성 비율을 10%로 늘린다. 공공기관 임원의 여성비율도 20%대로 끌어올리고, 군·경찰에서도 여성 참여를 늘린다. 공공부문에서부터 ‘유리천장’을 깨겠다며 정부가 21일 발표한 목표치다. 여성 고위직 비율을 늘린다는 얘기는 많이 나왔지만 정부가 기한을 정해 구체적인 목표치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이날 관계 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을 국무회의에서 확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고위공무원 중 여성 비율을 현재 6.1%에서 10%로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고위공무원 1490명 중 여성은 약 90명인데, 이를 150명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4급 이상 본부 과장급 관리직 여성 비율은 14%에서 21%(지방직은 20%)로 확대한다.
공공기관에 여성임원 목표제를 도입해 임원 중 여성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0.5% 수준으로 높이고, 여성 관리직 목표제를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해 중간관리직 중 여성이 28% 이상을 차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현재는 21%다. 330개 공공기관 중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134개 기관을 비롯해 모든 공공기관에 여성 임원을 두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 제공
공공부문 중에서도 여성 진출이 현저히 적은 군·경찰 분야에서는 진입부터 고위직 승진까지 단계별 차별요소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뒀다. 현재 10.8%인 일반경찰의 여성 비율을 5년 내에 15%로 늘리고, 2019년부터 경찰대학 신입생·간부 후보생 모집 때 남녀 구분을 없애기로 했다. 5.5%에 불과한 군 여성간부 비율은 8.8%로 높인다. 여성이 군 조직 내 핵심 인재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던 지상근접 전투부대 등의 여성 보직제한 규정은 모두 없앤다.
교육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기준 16.2%인 국립대 여성 교수 비율은 19.0%로 늘리기로 했다. 사립대는 이미 교수 4명 중 1명이 여성이다. 초·중·고등학교 여성 교장·교감의 비율도 45.0%로 정했다. 교사 3명 중 2명은 여성인데 여성 교장·교감은 현재 38.6%밖에 되지 않는다. 각종 정부위원회들의 여성 참여율도 위원회별로 점검해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국가·지방공무원 임용령에 여성관리자 확대를 포함하고,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지침에도 관련 규정을 넣도록 했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저출산에 대응하고 소득주도 성장을 하려면 여성들이 일자리를 갖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여러 사정을 고려해 목표치를 잡은 것이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현재 여성가족부나 몇몇 위원회들은 여성이 더 많은데, 이 경우 여성이 60%가 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조정해 역차별을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기자회견 전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성가족부 장관 정현백입니다.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계획, 2018년에서 2022년까지 이루어지는 제고계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저희는 아주 야심찬 계획을 지금 내놓고 있는데요. 저희 여성가족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 분들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이런 계획을 발표하게 돼서 저 개인적으로 굉장히 기쁘게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내용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유리천장 해소로 성평등을 구현하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합동으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를 위한 향후 운영간의 로드맵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여성의 교육 수준과 역량은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 권한 직위에 진출하는 여성은 아직 소수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여성대표성이 높아지면 사회불평등 개선과 경영실적 제고로 이어진다는 것이 여러 연구결과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을 마련하여 오늘 오전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하였습니다. 이번 계획은 공무원, 공공기관, 교원, 군·경찰 등 공공부문 각 분야에서 5년 후 달성할 여성 고위직 목표치를 명확히 설정하고, 달성을 위한 실질적인 이행방안도 마련하였습니다.
여성 고위공무원단 목표제,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목표제를 최초 도입해 2022년까지 각각 10%와 20%를 달성할 방침입니다.
계획·목표를 달성하면 고위 공무원단 여성 비율은 현재보다 64% 향상되고, 관리직(본부 과장급) 여성 비율은 50% 확대됩니다. 공공기관 임원 중 여성 비율은 OECD 평균 수준인 20.5%에 도달하고, 중간관리직 여성 비율도 33% 확대됩니다.
공공부문에서도 여성 진출이 현저히 낮은 군·경찰 분야의 진입 단계부터 고위직으로의 승진까지 단계별 차별요소를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오는 2019년부터 경찰대학 신입생 선발 및 간부후보생 모집 시 남녀 구분모집을 폐지토록 하고, 일반경찰 여성 비율을 5년 내 15%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정부는 이번 계획의 실질적인 이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지방공무원 임용령에 여성관리자 확대 내용을 포함하고,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 지침에도 관련 규정을 삽입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공공부문의 여성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제 보다 적극적인 노력과 구체적인 방안으로 고위직 여성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갈 시점에 이번 계획이 수립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 공공부문부터 여성대표성을 제고해 이를 민간부문으로 확산해 나가겠습니다.
부문별 주요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공무원
여성 고위공무원단 목표제를 최초로 도입해 10%까지 확대하고, 중간급 관리자인 국가·지방직 과장급 여성도 각각 21%, 20%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여성관리자 임용확대 이행력 강화하기 위해 국가·지방공무원 임용령에 규정하여 여성관리자 확대 내용을 포함하겠습니다.
여성관리자 후보군이 특히 부족한 기관은 개방형이나 공모직위를 활용하여 여성 고위공무원단 및 본부·자치단체 과장급을 늘리고, 선발 심사과정에서 여성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직 개방형 시험위원인 중앙선발시험위원회 여성위원을 40% 이상 위촉하도록 하고, 지방직 경력경쟁임용시험 면접시험 위원에 여성을 반드시 1명 이상 포함하도록 지침에 규정하겠습니다.
각 부처와 자치단체의 관심 제고와 이행력 강화를 위해 인사 혁신 수준 진단지표와 자치단체 합동평가에 여성관리자 확대실적 반영 비율과 내용을 강화하겠습니다. 여성관리자 확대실적 우수기관에 대해서 국·과장급 교육훈련 및 국제기구 고용 휴직인원을 증원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습니다.
· 공공기관
공공기관의 성평등한 의사결정 과정 참여를 위해 여성임원 목표제를 최초로 도입하고, 특히 공공기관 이사 등 임원의 여성 비율을 20%까지 확대해 OECD 수준인 20.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또한, 전 기관에 여성임원을 최소한 1명 이상 선임하도록 권고하고,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에 관한 지침에 규정하겠습니다. 여성관리직 목표제를 일반 기관에서 전체 기관으로 확대하는 등 관리 방식을 전반적으로 개편해 여성관리자 비율도 28%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주민 생활과 민접한 관련이 있는 교통·주택사업의 성평등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500인 이상 지방공기업의 여성관리직 목표제를 신규로 시범 도입하고, 2019년 이후에는 전체 기관으로 확대해 가겠습니다.
· 교원
여성교수 비율에서 국립대와 사립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립대는 15%, 사립대는 25%입니다. 줄이기 위해 국립대 여성교수 비율을 19%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국립대 성평등 추진실적 우수대학에 부총리 표창 부여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전국 대학의 여성교수 현황을 정보공시 항목에 반영하여 대학별로 공포하도록 해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개선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초·중등 여성교원 비율 66.6%를 반영하여 여성교장·교감 비율을 45%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시·도교육청별로 자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연도별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 군인
우수한 여성인력이 군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여성 군간부 초임 선발인원을 2017년에 1,100명 선발하던 것을 2022년에는 2,450명으로 확대해 여성군간부를 8.8%까지 확대하겠습니다.
특히, 여성군간부가 조직 내 핵심인재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던 지상근접 전투부대 등의 여성군간부 보직제한 규정을 전면 폐지하겠습니다. 여성군지휘관을 교육기관 위주에서 전 부대로 보직을 확대하는 등 차별요소를 제거하겠습니다. 또한, 안전하고 가족친화적인 문화 조성을 위해 성폭력을 근절하고 가족친화인증을 도입하겠습니다.
· 일반경찰
오는 2022년까지 여성경찰 비율을 15%로 높인다는 목표로 우선 경찰대학 및 간부후보생 성별구분 모집을 2019년부터 폐지하고, 향후 일반경찰 남녀 통합모집 관련 채용제도 전반에 대한 연구용역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해양경찰의 경우 여성 비율을 5년 내 14.4%까지 확대하기 위해 함정근무와 직결돼 성별 분리모집이 불가피한 채용 분야라도 여성경찰 모집 하한선 최저 10%를 설정해 여성채용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여 가겠습니다.
· 정부위원회
그동안 정부위원회 여성참여율은 부처를 단위로 관리하였으나, 2018년부터는 개별위원회별로 여성참여율을 점검해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특정 성이 10분의 6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한 법의 취지에 맞도록 위촉직 남성 비율이 현저히 낮은 위원회도 성별 기준을 준수하도록 관리하겠습니다.
국민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그간 관리되지 않았던 중앙행정기관인 위원회와 새 정부의 국정과제 추진에 성평등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5대 국정목표 관련 주요 위원회도 관리하겠습니다.
여성가족부는 이번 계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목표달성을 위한 특단의 이행력 제고방안을 마련했습니다. 부처별로 매년 이행 계획을 수립하게 하고, 이행 점검을 실시해 미흡 기관에 대해 개선 권고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각 부처 내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 수준을 알 수 있는 ‘여성대표성지표’를 개발해 매년 공표하여 사회적 공감대와 파급력을 확대하겠습니다.
여성가족부는 더불어 우수한 여성인재 발굴·양성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인재 아카데미 운영을 강화하고, 여성인재 데이터베이스를 확대 구축하며, 계획 이행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 대상으로 전문적인 정책자문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기관대표자와 인사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성평등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시민단체와 협력해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젠더와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터뷰]"여성이 일하지 않으면 복지사회 유지 못해" 크리스틴 클레메트 전 노르웨이 교육장관 (0) | 2017.12.31 |
---|---|
공공기관 ‘성희롱 피해’ 방관하거나 은폐하면 기관장에 책임 묻는다 (0) | 2017.12.28 |
‘성평등’은 왜 ‘양성평등’이 됐을까...‘이데올로기의 최전선’ 된 젠더-성소수자 문제 (0) | 2017.12.20 |
“칼 안 들게 만들기보다…” 몰카 피해 방지 토론회 열려 (0) | 2017.12.19 |
미 하원 '위안부 결의' 그후 10년 (0) | 2017.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