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이 시간과 비용을 가장 많이 들이는 대학별고사는 논술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3일 입시전문업체 진학사가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 지원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37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6일~28일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논술고사에 응시한 학생 372명 중 47.4%는 고3 1학기 이전부터 논술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3이 되기 전부터 준비를 시작한 학생은 20.2%, 고3 1학기 때부터 시작한 학생은 27.2%로 나타났다. 반면 면접고사에 응시한 학생 593명 중에서는 62.1%가 고3 2학기 때부터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3 여름방학 때 면접 준비를 시작한 경우가 14.0%로 뒤를 이었고 고3 1학기가 8.9%, 고3 이전이 3.0%였다. 자기소개서 준비는 고3 여름방학 때부터 했다는 응답이 23%로 가장 많았고, 고3 2학기(21.1%), 고3 1학기(17%) 순이었다.
논술에는 사교육비도 가장 많이 들어갔다. 논술 응시생 중 46%가 준비비용이 ‘4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반면, 면접 응시생 중에서는 73.7%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자소서 준비에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83%였다. 논술준비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으로는 65.9%가 ‘학원 선생님’을 꼽은 반면, 면접 준비에는 ‘학교 선생님’의 도움이 가장 중요했다는 응답이 39%로 가장 많았다. 도움 없이 스스로 면접을 준비했다는 응시생도 32%나 됐다.
논술고사는 시간 내에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글로 풀어내는 훈련을 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준비기간이 길 수밖에 없고 학교에서 대비하기도 어렵다. 대학들이 논·구술고사를 출제할 때 선행학습영향평가를 받고 있다지만 실제로는 고교 교육과정만 이수한 아이들이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해 주요 13개 대학 자연계 논술고사 문항을 분석한 결과 총 문항 중 9%는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됐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시모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전형은 단연 논술전형이다. 내신·학생부 관리를 못했거나 수능점수가 좋지 않은 경우, 다른 요소의 영향력이 적은 논술전형에서 역전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8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전형에 683명 선발에 3만8000여명이 지원해 56: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능 최저등급 기준이 없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한양대 논술전형 경쟁률은 87.7대 1이었다. 한양대 의예과의 논술 경쟁률은 231.8대 1까지 치솟았다. 교육부는 과도한 사교육을 유발하는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을 축소·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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