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에서 유행 중인 다이어트 보조제. 강주일 기자.
지방 축적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유행 중인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다이어트 보조제에 ‘간·신장·심장질환자는 섭취 전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주의사항이 표기된다. 간 손상, 황달, 심장질환 등의 부작용 사례가 여러 번 보고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을 비롯한 9종의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안전성·유효성을 재평가한 결과 섭취 시 주의사항 표기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은 전 세계적으로 체중감량 보조제 등에 널리 쓰인다. 식약처에서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합성되는 것을 억제해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다”는 기능을 인정받아 생리활성기능 1등급 원료로 허가가 났다. 국내에서는 2008년부터 쓰였으며 2016년을 기준으로 74개사에서 335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는 물레나무과의 열대 식물이다. 이 나무의 열매 껍질에는 HCA(hydroxy critic acid)가 많이 들어있다. HCA를 섭취하면 지방을 합성하는 생체 효소 활성이 억제돼, 체지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서 이 껍질에서 뽑아낸 추출물이 다이어트 보조제로 활용되고 있다.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열매. 위키피디아.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이 식약처의 재평가 대상이 된 것은 안전성 논란이 불거져서다. 이 원료의 다이어트 보조제에 대해 소비자가 식품안전정보원에 신고한 이상사례는 지난해 6월30일까지 총 306건에 이른다.
특히 한국보건의료연구원까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의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보건의료연구원이 지난해 12건의 국내외 연구를 분석해보니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제품을 복용했다가 급성간염, 간부전 등 간 손상을 겪은 사례가 발견된 것이다. 급성 심근염, 심장 빈맥 등 심장질환, 신기능 이상, 황달 등이 온 경우도 있었다. 다만 보건의료연구원은 건강기능식품 특성상 복합성분이 많고 용법이나 용량, 복용기간이 다르며 복용한 사람이 원래 갖고 있던 질환이나 건강상태도 달라서 이상증세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때문에 생겼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보건의료연구원의 분석이 나온 후 식약처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도 가르시니아 캄보지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식약처는 “재평가 결과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로는 인체에서의 이상사례를 뒷받침하는 독성시험 결과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간 손상 등 이상사례가 가르시니아 캄보지아 추출물 때문인지는 규명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만 식약처는 뚜렷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주의는 필요하다고 보고 소비자가 직접 판단할 수 있도록 ‘섭취 시 주의사항’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장 건강보조제의 원료로 유명한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도 이번에 재평가를 받았다. 프로바이오틱스 역시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이상신고가 561건 접수되는 등 안전성 논란이 있었다. 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의 감염사례가 보고됐다.
식약처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에 대해서는 “만성질환이 있거나 현재 질병치료 및 약물복용 중인 사람은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 후 섭취”, “특이체질, 알레르기 체질의 경우 개인에 따라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원료 확인 후 섭취” 등 주의사항을 추가로 표기하게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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