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전문상담소 신설"…정부, 3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 발표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입력 : 2018.02.12 15:31:00 수정 : 2018.02.12 15:31:01

통계청(인구동태통계연보)

정부가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을 위한 전문상담소를 만든다. 또 피해 여성이 머물 수 있는 보호시설을 늘리고, 자립을 위한 지원금도 신설한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서는 성장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한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차 외국인정책위원회와 제15차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의 연석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제3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과 ‘제3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외국인정책위와 다문화가족정책위가 기본계획 심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는 앞으로 두 위원회를 통합할 계획이다. 이번에 수립한 기본계획은 2022년까지 추진된다.

중국·베트남 등지에서 결혼 이민을 오는 여성이 줄어들면서 국제결혼 건수는 2005년을 정점으로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05년 총 4만2356건이던 국제결혼 건수는 2010년에는 3만4235건으로 줄었고, 2016년에는 2만0591건이었다.

국제결혼이 줄어들자 다문화가족 증가 추세는 주춤해졌지만, 10년 넘게 국내에 장기 정착하는 다문화가정 비율은 늘고 있다고 정부는 파악했다. 다문화가족 자녀는 20만명으로 대다수가 본격적으로 7~12세 초등학령기에 들어섰다.

이에 따라 3차 다문화가족정책 기본계획은 정착한 다문화가정과 청소년기에 접어든 다문화가정 자녀에 초점을 두고 세워졌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을 지원하는 전문상담소 신설을 추진한다. 또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보호시설을 지난해 26개소에서 올해 28개소로 늘리고, 외국인 등록이 안 된 이주여성도 입소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한다.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에게 지원되는 임대주택은 현재 295호에서 315호로 늘리기로 했다. 가정폭력 피해자가 보호시설에서 나온 후에도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금 신설도 추진한다.

또 올해부터 한국 국적을 가진 자녀를 기르는 외국 국적의 한부모에 대해서도 근로·자녀 장려금을 지원한다. 지금까지는 아이가 한국 국적이더라도 한국 국적을 가진 배우자가 있어야만 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었다. 아울러 불법 국제결혼 중개와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올해 베트남에 ‘국제결혼이민관’을 파견한다.

다문화가족 자녀 지원을 위해서는 청소년 성장지원 사업을 확대한다. 지난해 전국 107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운영하던 다문화가족 자녀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올해 152개소까지 늘리고, 앞으로는 전체 217개 다문화가정센터에서 전부 시행하게 할 계획이다.

정부는 외국인 정책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5년 간 이민을 양적으로만 늘릴 것이 아니라 우수 연구자를 유치하는 등 인재 유치에 힘쓰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부터 실시된 외국인 체류실태조사를 통해 앞으로 외국인의 취업분야, 임금 등에 대한 경제·고용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이민기록정보원을 신설해 통계를 분석·평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