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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올해도 노후 석탄발전소 셧다운···새 발전소 늘어,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의문’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미세먼지 방지 대책인 노후 석탄발전소 일시 가동중단(셧다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실시된다. 정부는 노후석탄발전소의 가동을 이달부터 6월까지 넉 달간 정지시켜 미세먼지를 813t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새로 가동한 석탄발전소들 때문에 저감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는 지난해 마련한 범부처 미세먼지 종합대책에 따라 이달 1일부터 6월 말까지 노후 석탄발전 5기의 가동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현재 가동 중인 노후석탄발전 7기 가운데 영동 1호기, 보령 1·2호기, 삼천포 1·2호기가 대상이다. 서천 1·2호기, 영동 1호기는 지난해엔 셧다운 대상이었으나 지난해 7월 아예 폐지됐다. 호남 1·2호기는 지역 내 안정적 전력공급을 이유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외됐다. 산업부는 이 발전소들 가동이 중단되면 초미세먼지(PM2.5) 813t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환경운동연합 등 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탈석탄국민행동’ 회원들이 지난해 5월 신규 석탄발전소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에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일시적으로 가동중지시키는 정책은 문 대통령이 대선 때 내세운 공약이다. 당선 직후인 지난해 5월에는 대통령이 직접 노후석탄발전소 10기 중 8기를 6월 한 달간 셧다운하라고 지시했다. ‘저비용’ 위주의 에너지 정책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한 것으로, 같은 해 가을 범부처 미세먼지 종합대책에도 포함됐다. 석탄발전소는 PM2.5 초미세먼지의 약 14%를 발생시키지만 비용이 싸다는 이유로 전력공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국내 전력공급량의 42.7%가 석탄발전소에서 나왔다. 한국은 세계 4위의 석탄 수입국이기도 하다.

정부가 ‘탈석탄’의 상징적 공약을 계속 지켜나가고 있지만, 문제는 석탄발전이 줄어들기는커녕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새로 가동한 석탄발전소 6기에서 봄철에 미세먼지 809t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렇게 되면 셧다운에 따른 저감효과는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산업부가 지난해 발표한 8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이제 막 가동한 신규 석탄발전소 이외에도 앞으로 7기가 추가로 도입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기간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발전소 원점 재검토’ ‘석탄발전소의 신규 건설 전면 중단’도 함께 공약했지만 후퇴하고 만 셈이다.

환경운동연합은 “노후석탄발전소 셧다운 기간 동안 신규석탄발전소 때문에 새로 발생할 미세먼지는 2030년 1491t으로 추정된다”면서 “노후석탄발전을 중단시켜 줄일 수 있는 미세먼지의 양이 813t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2030년 봄이 되면 셧다운을 계속해도 석탄발전으로 생기는 미세먼지 총량이 지금보다 늘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석탄발전량을 줄이려면 신규 발전소 사업을 취소하고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피해를 반영해 석탄발전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