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일자리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수출 부진 등으로 부품 제조업에서는 지난달부터 취업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완성차 제조업도 4개월째 취업자 증가폭이 낮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지엠 희망퇴직과 군산공장 폐쇄가 본격화되는 오는 4월~5월에는 일자리가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8년 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300명 줄어들었다. 이미 자동차는 지난 1월 취업자가 전년 대비 2200명 줄어들어 2014년 9월 이후 40개월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바 있다. 노동부 관계자는 “미국 현지 판매부진 등 수출 여건 악화가 큰 영향을 끼쳤다”라고 설명했다.
‘부품 제조업’의 타격이 특히 컸다. 자동차 업종은 조립만 담당하는 완성차업체를 정점으로 수천여개에 달하는 부품 납품업체와 협력업체가 늘어선 피라미드 구조다. 납품단계는 보통 4~5차까지 이어진다. 계단의 아래쪽에 위치한 중소규모 부품사들일수록 구조조정에 취약해 판매 부진의 직격탄도 먼저 맞는다. 자동차 부품 수출은 지난달 17.7% 떨어지는 등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노동부 관계자는 “부품업체들이 차지하는 일자리 비중이 완성차에 비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도 오는 5월 문을 닫는 군산공장 소속 노동자는 2000여명이지만 부품을 대는 외부 협력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1만명이 넘는다. 노동부 관계자는 “군산뿐만 아니라 부품업체들이 많은 경남·경북 등지도 고용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제조업’도 지난해 12월 이후 줄곧 취업자 증가폭이 낮아지면서 2월에는 900명 느는 데 그쳤다. 특히 한국지엠이 2500명에 달하는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오는 4월쯤이면 취업자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업종은 23개월 연속 일자리가 줄고 있다. 지난 2월 ‘기타운송장비’ 분야 취업자는 3만7800명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절반 이상인 2만2000명이 30대 이하였다. 정부가 최근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를 결정하는 등 조선업 구조조정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지난해 현대중공업 조선소가 문을 닫은 전라북도는 1년간 취업자가 5만9600명 줄어들면서 울산·경남 등 다른 조선업 도시와 비교해도 감소폭이 눈에 띄게 높았다. 오는 5월 군산공장 폐쇄까지 닥치면 군산과 전북지역 일자리 경제는 곤두박질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월 서비스업은 설 명절과 평창 올림픽 특수로 인해 도소매, 숙박·음식 등 내수 관련업종의 고용 증가폭이 확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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