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의 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에 접수된 사건 내역을 살펴보니 가해자는 60%가 ‘아는 사람’이었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진흥원)이 9일 발표한 ‘2017 전국 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이하 해바라기센터) 운영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해바라기센터를 찾은 성폭력 피해자는 1만9423명이었다. 가해자와의 관계를 따져보니 ‘아는 사람(1만1578명)’에게 성폭력을 당한 경우 59.6%로 가 ‘모르는 사람(3396명·17.4%)’보다 세 배 이상 많았다. 이는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은 4550건(23.3%)은 제외하고 따져본 수치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제공
아는 사람 중에서도 특히 직장, 학교, 동네, 종교단체 등 사회적 관계(5484명)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이 가장 흔했다. 그 다음으로는 일시적 관계(2868명)나 연애 상대(1260명), 가족(1192명), 친인척(645명), 가족의 동거인(129명)으로부터 순으로 성폭력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피해자의 93.4%는 여성이었다. 연령별로 여성은 피해자가 19세 이상 성인 그룹(49.1%)에서 가장 많았고, 다음은 13세이상 18세이하 청소년(23.4%), 12세 이하 아동(16.1%) 순이었다. 반면 남성은 피해자 55.2%(617명)가 12세 이하 아동에 집중됐고, 청소년이 20%(223명), 성인은 10.6%(118명)였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낯선 사람이 성폭력을 저지르면 본인과 가족, 수사기관 담당자들도 범죄로 인지하기 오히려 쉬운데 비해 아는 사람이 성폭력을 가할 경우 인간관계 등 때문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아서, 실제로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은 신고된 건수보다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성범죄가 친밀한 관계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야 신고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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