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022학년도부터 적용될 대학입시제도의 쟁점을 국가교육회의에 넘긴 지 이틀만에 담당국장을 전보발령한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부는 “본인이 원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정부의 ‘오락가락’ 대입정책 행보에 비난이 커지자 국장급에 책임을 떠넘긴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박모 대학학술정책관을 부산의 한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전보조치했다. 다른 인사발령은 없었고, 박 전 정책관만 자리를 옮겼다. 후임 인사도 없었기 때문에 대학학술정책관은 현재 공석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박 전 정책관이 2주 전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건강 문제가 있어 이동을 희망했고, 11일 대입개편안 발표를 마치고 인사발령을 한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교육부 안팎에선 ‘경질설’이 흘러나왔다. 수시 확대에 무게를 두던 정부가 갑자기 2020학년도 입시에서 대학들에 정시 확대를 독려해 혼선을 빚은데다 입시제도 개선 큰 틀을 국가교육회의에 그대로 이송해버려 비판이 일던 상황에서 인사가 난 것이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앞서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을 금지시키겠다고 발표했다가 학부모들이 “사교육으로 가라는 것이냐”며 반발하자 지난 1월 전면 보류했다. 그 직후 이 정책을 담당했던 신 모 국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교육부는 당시에도 “본인이 원했다”고 했다. 이런 전례가 있기 때문에 박 전 정책관도 책임을 떠안고 정책결정 일선에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린다.
교육부 고등교육정책실 산하 대학학술정책관은 대입정책, 대학 학사제도 관리감독을 총괄하는 자리다. 현재 입시제도 시안을 넘겨받은 국가교육회의는 유일한 상근직이었던 기획단장이 지방선거 출마 때문에 물러난 뒤 어떻게 굴러갈지 감을 잡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런 터에 교육부 정책관이 ‘개인 의사’를 이유로 전보되고 후속인사도 즉시 이뤄지지 않았으니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입시제도를 둘러싼 혼란은 ‘수뇌부’가 자초한 것이지 국장급 인사에게 책임지게 할 일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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