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장애’ 등이 포함된 ‘습관 및 충동장애’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연간 600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습관 및 충동장애는 순간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자극을 조절하지 못해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이다. 분노조절장애가 대표적이다.
충동으로 인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폭력적인 행동을 반복하는 분노조절장애 환자는 지나친 의심과 공격성, 폭발성 때문에 타인과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다. 분노가 심해지면 뇌의 교감신경이 잘 조절되지 않아 신체가 흥분하게 되고 합리적인 생각과 의사결정을 할 수 없게 된다. 조절 기능이 심하게 망가진 상태에서는 사고를 치거나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도 크다. 또 분노조절장애 환자들은 충동적 행동 이후 긴장 해소와 만족을 느끼는데 이 때문에 자신의 폭력적인 행동에 대한 후회나 죄책감이 없는 편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환자를 살펴보면 남자가 전체의 83%인 4939명으로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29%, 30대가 20%, 10대가 19%로 ‘청년층’이 70% 가까이 차지했다. 이어 40대 12%, 50대 8% 순이었다. 학교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장애의 원인으로는 스트레스, 알코올 중독, 전두엽 치매, 뇌혈관질환, 성격장애 등이 꼽힌다. 부모가 가정 폭력, 술 중독, 비사회적 경향 등으로 충동조절장애를 보인 경우 자녀도 성장해 부모와 비슷한 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동조절장애에는 분노조절장애 외에 병적 도벽과 방화, 강박적 자해와 인터넷 사용, 쇼핑 중독, 머리카락 뽑기, 폭식 장애, 알코올 의존 등도 포함된다.
평소 충동을 누르기 힘들다면 먼저 자가진단을 해보는 것이 좋다. ‘분노가 극에 달해 운 적이 있다’, ‘화가 나면 주위의 물건을 집어 던진다’ 등 12개 문진 항목에 스스로 체크한 후 ▲ 어느 정도 충동 조절 가능(1∼3개) ▲ 충동 조절이 조금 어려움(4∼8개) ▲ 전문의와 심리상담 필요(9∼12개)로 분류하면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충동조절장애는 정신질환의 특성상 일반적인 예방법이 알려지지 않았다”며 “증상이 의심되면 정신과 의사와 면담하는 게 최선이고, 나쁜 성격과 습관의 문제가 아닌 질환임을 이해하고 비난하는 태도는 삼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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