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이 천둥·번개가 치고 봄날 서울에 11년 만에 우박까지 떨어졌다. 3일 오후 서울과 경기 등 중부지방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고 일부 지역에는 우박이 떨어졌다. 불안정한 대기 탓이다.
기상청은 3일 지상과 대기 상층부 공기의 온도차가 커져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우박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비는 대기가 수평으로 움직일 때 구름의 이동경로를 따라 내리지만, 우박은 수직 방향으로 움직이는 공기 때문에 생겨난다. 이날 대기 상층부에는 북서쪽에서 온 차고 건조한 공기가 예상보다 더 많이 유입됐다. 서울 등지의 기온은 예상보다 2~3도 높았고, 지상과 5㎞ 상공의 기온차가 40도 가까이 벌어졌다.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 찬 공기와 부딪치면서 우박을 만들었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드물긴 하지만 봄철에 발생하는 기상 현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가장 최근에 우박이 공식 관측된 것은 2007년 3월28일이었다.
소셜미디어에는 때아닌 우박에 놀란 시민들의 글과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시민들은 신기한 듯 우박이 내리는 모습을 찍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게재했다. 서울 용산 등지에는 지름 5㎜ 정도의 우박이 쏟아졌고, 올림픽대로 등에서는 놀란 운전자들이 차를 세우거나 서행해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비와 우박과 함께 천둥까지 치자 시민들이 건물 안으로 피신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금요일인 4일은 비가 그치고 전국이 대체로 맑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와 기온은 평년보다는 조금 낮겠다. 한반도 주변 등압선 간격이 조밀해지면서 전국에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기압이 같은 지점을 연결한 등압선 간격이 좁아지면 압력차가 커져서 바람이 세게 분다. 현재 한반도 서쪽에는 고기압이, 동쪽에는 저기압이 발달해 있다.
기상청은 서쪽에서 빠르게 이동해 오고 있는 고기압이 동해상에 정체돼 있는 저기압을 강하게 밀면서 바람이 세질 것으로 예상했다. 해안과 산지에는 지점에 따라 풍속이 최대 초속 20m가 넘는 매우 강한 돌풍이 불 수 있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강원 영동 지방은 지형적인 영향이 더해져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대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화재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
어린이날인 5일에는 전국이 맑다가 밤부터 구름이 많아지겠다. 남서쪽에서 따뜻한 공기가 들어와 기온은 올라가겠지만 일교차가 클 수 있다. 이날도 전국에 바람이 강하게 불기 때문에 나들이를 할 때 주의해야 한다.
'날씨가 왜 이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씨가 왜이래]자꾸 더워지는 한반도…올여름도 뜨겁다 (0) | 2018.06.22 |
---|---|
[날씨가 왜이래]더위 끝에 내린 집중호우...장마는 아니에요 (0) | 2018.06.18 |
같은 도시 안에서 여름 길이 두 달 차이? 비결은 공원과 녹지 (0) | 2018.06.06 |
[알아보니]영화 속 그곳은 얼마나 추울까...엘사가 얼려버린 아렌델은 어디? (0) | 2018.02.25 |
다음주도 춥다···기상청 “불확실성이 커 언제 풀릴지 예측 어려운 상황” (0) | 2018.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