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전국 곳곳에 쏟아진 폭우는 18일 오후부터 차차 그치기 시작해 밤에는 대부분 개일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면서 18일까지 강수량이 최고 12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17일 서울에는 올해 들어 처음 호우주의보가 내려졌고 경기북부·강원영서에는 호우특보까지 발령됐다.
장맛비를 방불케한 집중호우의 원인은 ‘봄더위’였다. 지난 15일까지 이른 무더위가 이어졌는데, 더위의 끝물에는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크다. 대기를 풍선으로 가정했을 때, 기온이 올라가 대기가 팽창하고 풍선이 커질수록 그 안에 모이는 습기도 많아진다. 최근 한반도 주변 대기 상황을 보면, 대만부터 일본 북동부 해상까지 고기압이 넓게 분포했다. 고기압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그래서 남서쪽 인도차이나반도로부터 덥고 습한 바람이 밀려왔고, 15일 서울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6도 이상 높은 29도를 기록하는 등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15일 밤부터 서해안과 제주도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서쪽에서 찬 공기가 다가와 따뜻한 고기압의 상층부에서 만난 것이다. 따뜻한 공기 위쪽에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다. 무거운 찬공기는 아래로 내려가려 하고, 가볍고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려 하다가 서로 부딪쳤다. 이 때문에 16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거세게 내렸다.
한반도 남동쪽에 고기압이 자리잡아 머물고 있고 남쪽에선 온난다습한 공기가 계속 유입된다. 비구름의 이동이 느려지면서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 내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강수량도 많아졌다. 그래서 때 이른 장마철같은 날씨가 나타났다. 하지만 장맛비가 앞당겨진 것은 아니라고 기상청은 설명한다. 보통 6월20일쯤 제주에서 시작되는 장마는 이번 비와는 강우의 메커니즘이 다르다는 것이다.
장마는 북태평양고기압과 대륙고기압 사이에서 만들어져 중국부터 일본까지 비의 전선이 길게 이어진다. 이번 비는 좁은 띠처럼 한반도를 쓸고 가면서 국지적으로 내렸다. 윤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전국에 비가 내렸지만 몇몇 지역에서는 대기가 불안정해 심한 빗줄기로 이어졌고 강수량을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강풍과 함께 비가 쏟아지면서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서 정릉천 급류에 휩쓸린 60대 남성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 오산시에서는 불어난 물에 떠내려가던 여성이 구조됐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는 가로수가 거센 바람에 쓰러졌고 곳곳에서 비닐하우스 침수 등 시설물 피해가 이어졌다.
비는 금요일인 18일 낮부터 차차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강원영동과 경상도에는 밤까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아침 최저기온은 12~21도로 평년보다 높고, 낮 최고기온은 13~29도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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