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동지들과 함께 다시 머리띠를 동여매고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노동자들이 더 이상 정치꾼들의 들러리가 아니라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주역이 되도록 함께하겠다고 약속드리겠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2015년 민중총궐기를 주도했다가 ‘불법 폭력 시위’를 저질렀다며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던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56)이 21일 오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기 화성시 마도면 화성직업훈련교도소를 나와 마중나온 어머니, 김명환 현 민주노총 위원장과 먼저 인사를 나눴다. 교도소 앞에 모인 민주노총 조합원들도 “반갑다 한상균, 사랑한다 한상균”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한 전 위원장을 환영했다. 교도소 앞에 보수성향 ‘엄마부대’ 몇 명이 모여들었다가 잠시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실랑이를 빚기도 했다.
김 위원장에게 투쟁 조끼를 건네받아 입은 한 전 위원장은 “모두가 그동안 힘든 시간을 이겨내 주셨고, 세상은 이렇게 바뀐다는 것을 동지들이 보여주셨다”며 “이 시대의 승리자는 동지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부터는 우리의 실력으로 노동해방과 평등세상을 우리가 만들어가야할 때”라며 “이 새로운 흐름이 우리 젊은 노동자들의 희망을 만들어갈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또 “지난 과오와 부족함의 답은 현장에서 찾을 것이고, 동지들과 함께 투쟁하면서 채워나가겠다”며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야말로 통크게 한번 해보자”라고 덧붙였다.
한 전 위원장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다. 2008년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지부장이 됐으며, 이듬해 77일에 걸친 평택공장 점거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3년형을 선고받아 2012년 8월까지 복역했다. 출소 후에도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171일간 송전탑 고공농성을 했다. 2015년 11월 민주노총의 첫 직선제 선거에서 위원장으로 선출됐으나 곧이어 일어난 민중총궐기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재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뿐 아니라 국제사회까지도 사면을 요구해왔지만 한 전 위원장은 지난해 말 새 정부의 첫 특별사면 대상에서 빠졌다가 이날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이미 2년 5개월 넘게 복역해 형기를 반 년가량 남겨둔 상태다. 민주노총은 “촛불 항쟁을 촉발하는 데 기여한 한 전 위원장이 감옥에서 나와야 비로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적 대화’가 제대로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며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풀려난 것을 뜨겁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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