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응급실에 실려온 사람들을 조사해보니, 10명 중 3명은 과거에도 경험이 있었고, 일부는 6개월 이내에 다시 시도할 마음을 먹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는 4일 전국 42개 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1만2264명을 분석한 ‘2017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결과’ 자료를 발표했다.
내원자 가운데 설문에 응답한 8567명에게 과거 자살시도 경험을 물어본 결과, 1회 시도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17.8%, 2회 경험이 7.5%로 나타나는 등 1회 이상 경험자 비율이 35.2%였다.
다시 자살을 시도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1405명이 ‘있다’고 응답했다. ‘1주일 내’라는 응답이 75.3%였고, ‘1주일∼1개월 내’ 12.5%, ‘1~6개월 내’ 7.3%, ‘6개월 이상’ 5% 등이었다.
자살시도자의 상당수는 음주 상태였다. 응답자 1만109명 가운데 53.5%가 술을 마셨다고 답했다. 자살을 충동적으로 시도했다는 사람은 응답자 8088명 가운데 88.9%를 차지했고, 계획적으로 시도했다는 사람은 11.1%에 불과했다.
자살을 시도하기 전이나 후에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람은 응답자 8175명 중 52.1%였다. 자살시도 동기는 정신건강 문제(31.0%), 대인관계(23.0%), 말다툼 등(14.1%), 경제적 문제(10.5%), 신체적 질병(7.5%) 순이었다.
자살시도자 총 1만2264명 중 여성이 56.5%로 남성보다 많았고, 연령별로는 40대 19.6%, 20대 19.1%, 30대 17% 순이었다. 2016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자살사망자의 경우 남자 70.6%, 여자 29.4%로 남자가 더 많고, 연령별로는 50대와 40대의 비율이 높았다.
자살시도자 3999명을 대상으로 사후관리서비스를 시행하고 그 효과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으로 자살위험도와 자살계획·시도에 대한 생각이 감소하고 알코올 사용, 스트레스, 식사, 수면, 우울감 등에서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대상자의 자살위험도를 상·중·하로 구분할 때, 정신건강전문요원의 사후관리서비스를 1회 받았을 때 ‘상’에 해당하는 그룹은 15.6%로 집계됐다. 그러나 사후관리를 4회 받은 후에는 ‘상’ 그룹 비율이 6.3%로 감소했다. 자살계획이 있다고 밝힌 사람은 사후관리 1회 이후 3%가량이었지만 4회 관리 이후에는 1.3%로 떨어졌다.
한창수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이번 결과를 보면 상당수 자살시도자는 음주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그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도움의 손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지역사회를 통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고, 사회·경제적으로 지원하면 자살시도자의 자살 위험을 분명히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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