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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대책]아빠들 유급 출산휴가, 내년부터는 10일간 가세요

[저출산 대책]아빠들 유급 출산휴가, 내년부터는 10일간 가세요

내년부터는 부인이 아이를 낳으면 남편도 열흘간 유급으로 출산휴가를 갈 수 있게 된다. 또 만 1세 미만 아이의 외래진료비를 사실상 ‘0원’으로 만들고 한부모가족의 양육비 지원도 확대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5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저출산위는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출산율, 출생아수’ 등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우선적으로 2040세대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해 이들이 출산이라는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저출산위는 새로운 방안을 내놓기보다는 기존의 제도를 확장하고, 그 문턱을 낮추는 데 중점을 뒀다. 이번에 ‘단기대책’을 먼저 내놓은 뒤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꿀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재구조화 방안’은 오는 10월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기존의 제도를 확장한 수준이지만 추가재정으로 약 9000억원이 더 필요하다. 저출산위는 예산 확정, 관련 법 개정 등을 거쳐 이번 대책들이 내년에 바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저출산위 김상희 부위원장은 “이번 대책은 출산율 지향 정책에서 삶의 질 개선 정책으로 전환하는 첫걸음”이라며 “2040세대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되, 결혼·출산·양육의 경로를 선택할 때 국가지원을 강화하고 모든 출생을 존중하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저출산 대책]아빠들 유급 출산휴가, 내년부터는 10일간 가세요


■ 출생부터 성장까지 아동 지원

현행 제도에서는 180일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만이 출산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고용보험 적용대상이 아닌 단시간 근로자, 특수고용직, 자영업자 등도 월 50만원의 출산지원금(90일간 총 150만원)을 받는다. 저출산위는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 약 5만명가량이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임신과 출산 관련 진료비를 지원해주는 국민행복카드는 출산 이후 60일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는 아동의 진료비로도 쓸 수 있도록 사용기한이 출산 이후 1년까지로 연장된다. 현재 50만원(다태아는 90만원)인 지원액도 내년부터는 60만원(다태아는 100만원)으로 인상한다.

만 1세 미만 유아의 외래 진료비 건강보험 본인부담비율을 현행보다 절반 이하로 내린다. 아이가 감기에 걸려 동네 의원을 방문했을 때 현재는 초진료로 3200원을 내야 하지만 제도가 시행되면 700원으로 줄어든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대상 범위는 현행 중위소득 120% 이하에서 150% 이하로 확대된다. 3인가구를 기준으로 현재는 월소득이 422만원 이하여야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에는 이 기준이 553만원으로 올라간다. 처우를 개선해 아이돌보미의 수도 2만3000명에서 4만3000명으로 늘린다. 정부의 대책대로라면 서비스 이용 아동규모는 현재 9만명에서 2022년 18만명으로 늘어난다.

■ ‘워라밸’ 실현을 위한 대책

현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은 하루 2시간씩부터 가능했다. 또 육아휴직 1년을 모두 사용한 경우에는 근로시간 단축이 더 이상 허용되지 않았다. 앞으로는 육아기(만 8세 이하의 아동) 부모라면 하루 1시간씩부터, 최대 2년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해진다. 하루 1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서는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다.

부모 중 한명이 육아휴직 후 회사에 복귀한 뒤 다른 한명이 육아휴직을 할 때 주어지는 이른바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의 급여 지원 상한액은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올라간다. 이 제도는 대개 남성이 ‘2차 휴직’을 하기 때문에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란 별명이 붙었다. 첫 3개월에 한해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로 지급한다.

또 배우자 출산 시 유급휴가를 현행 3일(무급으로 2일 추가 가능)에서 10일로 확대하고 중소기업에는 유급휴가 5일분 임금을 정부가 지원한다. 출산휴가 사용시기 역시 출산한 날부터 90일 이내로 확대하고, 1회까지 분할사용도 허용한다.

한부모 가정에 대한 양육비 지원을 강화한다. 아동 양육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녀의 연령을 상향(14→18세)하고, 지원액도 인상(13만→17만원)한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17세)과 초등학생(12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한부모는 현재 둘째 아동양육비로 13만원만 받고 있지만 내년에는 총 34만원을 받을 수 있다. 만 24세 이하인 ‘청소년 한부모’ 지원액도 현행 18만원에서 25만원으로 인상된다.


올해 신생아 32만명 예상…출산율 1명 이하로 떨어질 듯

지난해 1.05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던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올해에는 1.0명 아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5일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일하며 아이 키우기 행복한 나라를 위한 핵심과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40만명 선이 최초로 붕괴됐던 연간 출생아 수 역시 올해 32만명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1∼3차 저출산 대책을 5년 단위로 내놓은 데 이어 이날 당장 내년부터 실행할 ‘단기 대책’을 발표한 이유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였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보이는 평균 출생아 수다. 합계출산율은 1971년 4.54명을 정점으로 1987년 1.53명까지 떨어졌다.

1990년대 초반에는 1.7명 수준으로 잠시 늘었지만 이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 합계출산율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2.1명의 절반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평균(1.68명)을 크게 밑도는 것은 물론 압도적인 꼴찌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전년의 40만6200명에서 4만8500명(11.9%) 감소했다. 1970년 이래 처음으로 35만명대로 내려앉았다. 1970년대만 해도 100만명대였던 출생아 수는 2002년 49만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 어둡다. 올해 출생아 수는 약 32만명으로 예측됐다. 출생아 수는 2022년 이전에 20만명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