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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환경부와 수도권 ‘미세먼지 퇴출’ 동맹 맺는다…차량 운행제한·대중교통 증차

환경부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가 ‘미세먼지 퇴출’ 동맹을 맺는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세 곳 모두 여당 자치단체장으로 채워지면서 적극적인 정책 공조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경부와 서울특별시·인천광역시·경기도는 6일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고 미세먼지 해결을 최우선 정책과제로 설정하기로 했다. 미세먼지(PM2.5) 저감목표를 2021년 20㎍/㎥에서 2022년 15~18㎍/㎥로 강화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 인근 버스에 탑승해있다. _ 권도현 기자


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권고한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 격차 해소,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확대를 위한 예산 증액, 미세먼지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 유럽 수준의 장기적인 내연기관차 퇴출 선언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환경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논란이 있던 ‘수도권 비상저감조치’의 실효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환경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자동차 배출가스 등급제를 근거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차량은 운행이 제한될 예정이다. 특히 서울시는 4대문 안 녹색교통진흥지역에서 배출가스 등급에 따라 상시 제한도 추진하기로 했다. 배출가스 등급은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기준으로 1~5등급으로 산정되며, 노후경유차 등 낮은 등급을 받은 차량은 운행제한이 될 수 있다.

현재 서울 가락·강서 도매시장과 인천 수도권매립지 등에 적용되는 노후 경유화물차 운행제한은 수도권 내 농수산물도매시장, 공공물류센터, 항만 등을 확대할 예정이다. 2022년부터 수도권에 경유버스 신규 도입을 제한하고, 2027년까지 압축천연가스(CNG) 등 친환경버스로 전면 교체한다. 전기 오토바이 보급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되는 날에는 3개 시·도가 연계해서 출·퇴근 시간대 버스와 지하철을 증차한다. 행정·공공기관에서 차량 운행제한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출퇴근시간을 조정하고, 연가를 장려하는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할 예정이다.

공공운영 사업장이나 공사장 위주로 시행되던 비상저감조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민간사업장 참여도 적극 유도한다. 수도권 내 화력발전소에 대해선 오는 10월부터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발전량을 줄이는 상한 제약도 시범 도입된다. 오후 2시까지 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되고 다음날에도 미세먼지가 50㎍/㎥을 초과할 것으로 예측되면, 수도권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등의 최대 설비용량의 80% 이하로 발전량을 줄이게 된다.

지난해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두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충돌하는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잡음’이 계속됐다. 서울시가 차량 2부제와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요금제 면제를 결정했지만, 경기도와 의견차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노후경유차의 서울 진입 금지를 두고도 인천에선 항만·산업단지의 피해 우려 때문에 반발이 있었다. 수도권은 교통체계가 맞물려 있어 관련 지자체들 사이에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환경부와 3개 시도는 환경부장관과 광역자치단체장 회의를 반기별로 개최하기로 했다.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은 수도권 환경현안문제에 대해 공동 대응을 위한 상설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석탄화력발전소로 인한 수도권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충청남도 등 수도권 인접 지자체를 포함한 ‘미세먼지 정책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은 “호흡공동체인 수도권 3개 시·도가 협력해서 실효성 있는 미세먼지 정책을 강력하게 동시 대응한다면, 맑은 공기를 되찾는데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자동차 친환경등급제 등 실효적인 노후경유차 퇴출 정책을 인천시, 경기도와 함께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는 광역적인 문제라서 환경부 혹은 어느 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