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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머그잔에 드릴까요” 다회용컵 권유 44.3%…1위는 탐앤탐스

“머그잔에 드릴까요” 다회용컵 권유 44.3%…1위는 탐앤탐스

“머그잔에 드려도 될까요?” 올봄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이후 바뀐 커피전문점 풍경이다. 손님들에게 다회용컵 권유를 가장 열심히 한 업체는 탐앤탐스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지난 5월 1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체결한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협약 이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다회용컵 권유 비율이 44.3%로 절반에 못 미쳤다고 26일 발표했다. 탐앤탐스가 78.9%로 가장 높았고, 엔제리너스커피(75%), 롯데리아(72.3%), 스타벅스(70.3%) 등도 다회용컵 권유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권유율이 30% 이하로 저조한 업체들도 있었다. KFC, 파파이스, 빽다방, 크리스피크림, 이디야커피 등은 다회용컵 권유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름철 음료잔은 유리컵이 많은데 7월 초에야 다회용컵이 배포돼 점검 당시 실적이 저조했다고 이들 업체는 해명했다.

조사대상 매장의 99%가 텀블러 사용시 100~400원 할인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었다. 전체 매장 중 75.7%에는 1회용품 줄이기 홍보물도 부착돼 있었다. 이번 모니터링은 자원순환연대가 자발적 협약을 맺은 21개 브랜드의 전국 매장 226곳을 대상으로 지난 6월25일부터 7월6일까지 조사한 결과다. 협약에서 정한 다회용컵 사용 권유, 텀블러 사용시 혜택 제공, 협약 홍보물 부착 등의 항목을 점검했다.

환경부는 다음달 1일부터 본격적으로 일회용컵 단속에 나선다.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1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억제하고, 무상으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이를 어기면 매장 면적 등에 따라 5만~2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환경부는 자발적 협약을 맺은 업체 중 제대로 협약 이행을 하지 않는 곳은 협약 해지도 검토할 계획이다.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일회용컵을 무상 제공할 수 있는 것인데, 이를 어기면 협약을 유지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선 매장에서는 단속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테이크아웃 주문을 하고 일회용컵을 받아서 매장에 남아있는 손님 등 다양한 상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일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업체들의 간담회에서도 업체들은 통일된 기준에 따른 점검을 요구했다. 이병화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모니터링 과정에서 지적된 대로 하나의 사례만으로 경고를 하기보다는 매장 전체를 살펴보고 다회용컵이 주로 사용되는지 등 종합적인 판단을 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본격 점검이 시작되는 다음달 1일 ‘1회용품 점검을 위한 광역지자체 간담회’를 열고 세부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스타벅스 종이 빨대   | 경향신문 자료사진

스타벅스 종이 빨대 | 경향신문 자료사진

최근 국제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도 조만간 한국에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연합(EU), 대만 등에서는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규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환경부도 해외 사례를 검토해 규제 도입을 준비할 계획이다.

이미 업체들은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국내 최초로 종이 빨대를 도입한 시범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엔제리너스커피는 빨대가 필요 없는 컵뚜껑을 8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엔제리너스커피에선 빨대 없는 컵뚜껑이 출시되면, 연간 1회용 플라스틱 빨대 사용량의 50%(약 3400만개)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외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빽다방 등도 플라스틱 빨대 퇴출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이병화 자원순환정책과장은 “슬러시 형태로 된 음료들이 있어 완전한 대체는 어렵지만, 업체들의 노력이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최대 20배까지 비싸서 바로 규제 도입을 하기는 어렵지만, 플라스틱 빨대 대용물 사용이 확산돼 생산량이 늘면 가격도 떨어질 수 있어 시간을 두고 도입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