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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생태

폭염에도 수문 개방한 곳은 녹조 심각하지 않아…낙동강·대청호는 심각

조류경보제 운영 지역 현황도.   | 환경부 제공

조류경보제 운영 지역 현황도. | 환경부 제공

전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녹조 상황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낙동강 등 물 흐름이 정체된 4대강 보 구간에서는 녹조 현상이 올해도 나타나고 있다. 장마가 일찍 끝난데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녹조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환경부는 7월23일 기준 녹조(남조류) 발생 상황을 분석한 결과, 조류경보제를 운영하는 주요 상수원과 친수활동구간 28곳 중 낙동강 강정고령, 창녕함안 두 곳을 제외하고는 조류경보 기준 이하로 나타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하지만 하천·호소의 가장자리나 물 흐름이 정체된 보 구간에서는 과도하게 남조류 개체수가 늘어나는 ‘녹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남조류는 유속이 느리고 수온이 높은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낙동강 강정고령(고령취수장 상류 2㎞)과 창녕함안(칠서취수장 상류 4㎞) 지점에서 유해남조류수가 조류경보 ‘관심’ 기준을 1회 넘었고, 다음주에 두 번째 경보가 발령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낙동강 나머지 보들도 유해남조류수가 증가해 조류경보 ‘관심’ 수준으로 나타났다. 낙동강은 장마가 끝나고 강물의 체류시간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7월 넷째주까지 강정고령보는 19.7일, 창녕함안보는 10.1일이다.

금강은 개방폭이 큰 세종보와 공주보에선 유해남조류가 양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수문을 완전히 열지 않은 백제보에선 유해남조류수가 조류경보 ‘관심’ 기준 이상이었다. 수문을 완전히 연 세종보는 유해남조류가 검출되지 않았고, 수문을 열었으나 백제보의 영향으로 수위가 덜 내려간 공주보는 약간 검출됐다.

영산강의 경우도 개방폭이 큰 승촌보는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제한적으로 개방한 하류의 죽산보는 남조류수가 크게 늘고 있다.

폭염에도 수문 개방한 곳은 녹조 심각하지 않아…낙동강·대청호는 심각
낙동강 8개 보 현장 사진   | 환경부 제공

낙동강 8개 보 현장 사진 | 환경부 제공

금강 3개 보 현장사진   | 환경부 제공

금강 3개 보 현장사진 | 환경부 제공

영산강 2개 보 현장 사진   | 환경부 제공

영산강 2개 보 현장 사진 | 환경부 제공

호소 중에는 팔당호, 진양호 등 14곳에서 유해남조류가 소폭의 등락은 있었지만, 모두 ‘경보’ 기준 이하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속이 느리고 물 흐름이 정체된 수역에서는 남조류가 증가해 녹조 알갱이 또는 녹조띠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청호 수계의 경우 문의·추동·회남 지점에서는 유해남조류 개체수가 조류 경보 기준 이하인 반면, 유입지류인 추소 지점에선 유해남조류가 1만4000셀/mL로 다른 지역의 10배 이상이었다. 대청호 녹조의 진원지로 불리는 충북 옥천군 추소리 일대는 주변 하천에서 유입된 물질들이 흘러가지 않고 정체되는 곳이다.

남조류는 유속이 느리고 인과 질소처럼 영양물질이 많은 환경에서 수온이 25도 이상 높아지고 일사량이 많아지면 왕성하게 번식한다. 올해는 장마가 짧아 유량과 유속이 넉넉하지 못한데다 이어진 폭염으로 정체수역을 중심으로 남조류가 늘고 있다. 녹조는 장마 종료후 약 5~6주 뒤에 체류시간이 최고점에 도달하는 시기와 맞물려 최대로 발생한다. 이대로 비가 없는 폭염이 지속되면 남조류가 증식을 거듭해 8월 중순경 최대강도로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7월20일 대청호 수계의 남조류 초분광 영상. 초분광영상은 남조류 고유의 색소(피코시아닌)를 탐지하는 초분광센서를 활용해 면(面) 단위 남조류 분포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법이다. 청색→ 황색→ 적색 순으로 남조류 농도가 높다. | 환경부 제공

지난 7월20일 대청호 수계의 남조류 초분광 영상. 초분광영상은 남조류 고유의 색소(피코시아닌)를 탐지하는 초분광센서를 활용해 면(面) 단위 남조류 분포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법이다. 청색→ 황색→ 적색 순으로 남조류 농도가 높다. | 환경부 제공

환경부는 녹조현상이 자주 나타나는 낙동강 본류와 대청호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거나 분말활성탄을 추가투입해 먹는물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형근 환경부 물환경정책국장은 “올해는 장마가 짧아 물 흐름이 일찌감치 느려지고 폭염이 지속되면서 녹조가 번성하기 쉬운 여건”이라면서 “가축분뇨 등 녹조를 일으키는 오염물질 유입을 최소화하고, 상류댐의 환경대응용수를 활용해 녹조를 씻겨내리는 비상조치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