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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왜 이래

[날씨가 왜 이래]지긋지긋 2018년 여름, 역대급 더위로 ‘삼관왕’

3일 경남 함양군 백전면의 고랭지에서 한 부부가 탐스럽게 잘 익은 오미자를 수확하고 있다.   | 함양군 제공

3일 경남 함양군 백전면의 고랭지에서 한 부부가 탐스럽게 잘 익은 오미자를 수확하고 있다. | 함양군 제공

사상 최악의 폭염에 시달렸던 2018년 여름(6~8월)이 평균기온, 폭염일수, 열대야일수 모두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은 111년 만의 폭염으로 시작해 최악의 폭우로 마무리됐다.

기상청은 3일 발표한 ‘8월 기상특성’ 자료에서 올 여름철 평균기온이 25.4도로 평년의 23.6도를 훌쩍 넘어 197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월별 평균기온은 6월 22.2도, 7월 26.8도, 8월 27.3도로 모두 평년(6월 21.2도, 7월 24.5도, 8월 25.1도)을 웃돌았다. 전국 폭염일수는 31.4일, 열대야일수는 17.7일로 역대 1위다. 평년 폭염일수 9.8일, 열대야일수 5.1일을 크게 넘어섰다. 서울도 폭염일수와 열대야일수가 각각 35일과 29일로 평년의 6.6일, 8.5일보다 많았다. 각각 역대 1위와 3위를 기록했다.

[날씨가 왜 이래]지긋지긋 2018년 여름, 역대급 더위로 ‘삼관왕’
[날씨가 왜 이래]지긋지긋 2018년 여름, 역대급 더위로 ‘삼관왕’

8월에는 날씨가 널을 뛰었다. 장마가 일찍 끝나고,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힘을 합치면서 8월 초 더위가 절정에 달했다. 태풍 ‘종다리’가 제주 부근에서 약화되면서 보내온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뜨거운 바람을 보내와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일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한 곳이 여럿 나왔다. 8월1일 강원 홍천은 최고기온 41도로 전국 역대 1위였으며, 서울은 39.6도로 1907년 관측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1일에서 2일로 넘어가는 새벽에 서울 최저기온은 30.3도를 기록해 사상 첫 ‘초열대야’가 나타나기도 했다.

기세등등하던 폭염은 8월 하순 찾아온 19호 태풍 ‘솔릭’을 기점으로 누그러졌다. 22~24일 솔릭이 통과한 후 정체전선이 형성돼 비가 자주 내렸다.

8월 26~31일 한반도 주변으로 북쪽에는 찬공기, 남쪽으로는 따뜻한 공기가 자리잡으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돼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대기 하층의 강풍대를 따라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   | 기상청 제공

8월 26~31일 한반도 주변으로 북쪽에는 찬공기, 남쪽으로는 따뜻한 공기가 자리잡으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돼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고기압의 가장자리에서 대기 하층의 강풍대를 따라 습하고 따뜻한 공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많은 비가 내렸다. | 기상청 제공

태풍 솔릭이 지난 다음 쏟아진 비는 내려도 너무 많이 내렸다. 태풍이 통과한 후 북쪽 상층에는 찬 공기가 자리잡고, 남쪽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이 동서로 발달하면서 남북으로 폭이 좁은 수증기 통로가 형성됐다. 이 통로를 따라 중국 남부의 열대저압부로부터 수증기가 계속 대량유입돼 강한 국지성 호우와 함께 전국에 비가 쏟아졌다. 강원 철원에선 29일 하루 새 384.3㎜의 비가 내려 8월 일강수량 1위를 기록했다. 1시간 강수량도 73.3㎜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4일 오전 비가 그치면 가을로 성큼 다가선다. 4일 아침 최저기온은 19~25도, 낮 최고기온은 26~31도로 예보됐다. 5일부터는 낮 최고기온도 30도를 넘지 않는다. 열흘 치 중기예보에선 13일까지 전국 낮 최고기온이 28도 안팎으로 전망됐다. 일교차도 점차 벌어져 최저기온이 20도를 밑도는 날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