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비만 내면 논문을 채택해주는 ‘와셋(WASET)’ 등 해외 부실학회에 지난 5년간 1300여명의 국내 연구자들이 참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관 별로는 서울대·연대·경북대의 소속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8개 대학, 4개 과학기술원, 26개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허위 학술단체인 와셋과 ‘오믹스’(OMICS)에 대한 참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14년부터 올해까지 108곳이 참가했으며 연구자는 1317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부실학회는 참가비수입 등 영리를 취하기 위해 논문 심사 및 발표 과정을 부실하게 운영하는 학술단체다. 가짜학회, 해적학회 등으로도 불린다. 지난 7월 뉴스타파가 돈만 내면 가짜 논문을 채택해주는 와셋에 한국인 학자들이 대거 참여해온 사실을 고발했다. 이들은 정부지원을 받아 이같은 학회에 참여하고 이를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도덕성 해이를 드러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정부 조사 결과 지난 5년간 두 학회에 참가한 기관은 대학 83곳, 과기원 4곳, 출연연 21곳으로 총 1578회 참가했다. 참가자 1317명 중 2회 이상 참가한 사람도 18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별로는 서울대(88명)와 연세대(82명), 경북대(61명)가 가장 많이 참가했다. 과기원 중에선 카이스트가 43명, 출연연 중에선 한국한의학연구원이 26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부는 기관 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참가자들을 조사하고, 연구윤리나 직무규정을 위반한 것이 드러나면 징계하도록 했다. 각 기관의 조사와 처분이 미진하면 재조사를 요구하고 이를 기관평가에 반영해 정부 연구개발(R&D) 참여제한 등 기관 단위로 제재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출장경비 과다집행 등의 방식으로 연구비를 부정사용하거나 논문 표절·위조 같은 연구부정을 저지른 사람은 전문기관의 정산과 검증을 거쳐 정부 R&D 참여를 제한하고 연구비를 회수하기로 했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연구윤리 재정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이 사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내년도 학술활동지원사업 기준에 윤리 관련 항목을 적정하게 반영하는 등 제도를 보완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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