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 위험수위에 다다랐다. 일명 ‘중2병’이라 불리는 적대적 반항장애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이다. 같은 청소년이라도 연령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연령별·질환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9세에서 18세까지 청소년의 주요 정신질환 진료인원 현황 자료’를 분석해보니 지난 10년 간 적대적 반항장애와 우울장애, 과잉행동증후군(ADHD), 틱장애, 분리불안장애 등으로 진료를 받은 청소년 수가 연령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ADHD, 틱장애, 불리불안장애는 어릴수록 진료인원이 많았다. 초등학생인 9~12세가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보다 많았다.
중학생에 해당하는 13~15세 연령에서는 적대적 반항장애 진료인원이 많았다. ‘중2병’이라는 말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적대적 반항장애는 반항적이고 적대적인 행동양상이 반년 이상 지속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관계나 학업에 지장이 생기고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장애를 말한다.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이 증상은 청소년 정신질환 중 가장 많은 5.7%의 유병률을 보였다고 정 의원 측은 밝혔다. 청소년 자살원인 1위로 지목되는 우울장애 진료인원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증가했다. 9~18세 우울장애 진료인원은 2015년 1만5636명에서 2016년 1만7429명, 2017년 1만9922명으로 늘었다. 2년 새 27%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17~18세 연령층에서 증가세가 가팔랐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시행하고 있는 청소년 정신건강 사업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한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증진사업’과 ‘국립정신건강센터 학교 정신건강 사업’ 두 개뿐이다. 정 의원은 “청소년의 연령에 따라 유병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원인을 밝히고, 예방과 검진·치료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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