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식중독에 걸린 ‘초코케이크 식중독’ 사태는 식품당국이 식재료로 쓰이는 계란 살균 여부도 파악하지 않는 등 관리시스템의 부실 때문에 발생한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지난달 풀무원 푸드머스의 ‘우리밀 초코블라썸 케익’을 납품받은 급식시설 총 190곳에서 2207명의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케이크가 주로 학교 급식시설에 납품됐기 때문에 환자 대부분은 초·중·고생이었다. 식약처 조사 결과 케이크의 원료로 사용된 계란 흰자에 들어있던 들어있던 살모넬라균이 식중독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식약처로부터 액상란(알가공란)에 대한 자료를 요구해 받아보니 살균, 비살균 여부에 대해 정확한 실태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액상란은 과자나 빵의 원료로 주로 쓰이며 다양한 식품에 들어간다. 지난해 계란 약 10억6400만개에서 생산된 액상란 5만3120톤이 국내에서 유통됐다. 기 의원은 “액상란은 세균 증식 위험성이 높은데 계란에 위해미생물이 들어있는지 알아보는 검사는 ‘자가품질검사’라는 명목으로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액상란 살모넬라균 검출에 걸리는 시간과 액상란 유통기한이 모두 72시간으로 동일해서 사실상 업체에서도 살모넬라균 검출 여부는 파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액상란의 경우 고온에서 오래 가열하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업체들이 고온 소독을 하는데 어려운 점은 있다”며 “업체들이 살균·소독 과정의 원칙을 제대로만 준수하면 충분히 다른 균을 제어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24시간 내 살모넬라균 검출을 할 수 있는 신속검사법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식품안전관리기준(HACCP·해썹) 인증이 부실해 인증과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썹은 식품의 원재료부터 제조·가공·조리·유통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 우려가 있는 위해요소를 확인하고 평가해 관리하는 기준으로 식약처가 업체 인증을 맡고 있다. 이번에 식중독을 일으킨 더블유원에프엔비의 초코케이크는 해썹 인증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지난해 살충제 계란 사태를 일으킨 업체와 이번에 식중독을 일으킨 난백액을 납품한 업체가 모두 해썹 인증을 받은 곳”이라며 “해썹 인증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류 처장은 “해썹 업체 평가 시 불시평가 등을 도입해서 인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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