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천 모 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한 환자의 기자 아들이 국정감사에 나와 의료사고 피해자 유가족들의 고충을 털어놨다.
인천 패혈증 피해 가족인 이준규씨는 11일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청으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왔다. 국회 출입기자이기도 한 이씨는 이 자리에서 어머니 사망 사건에서 느낀 문제와 정부에 바라는 점들을 밝혔다. 그의 어머니는 지난달 2일 인천 남동구 소재 의원에서 수액주사 (마늘주사)를 맞고 패혈증 쇼크 증상을 보였으며, 치료를 받다 같은달 7일 숨졌다.
이씨는 사건을 겪으며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정보의 부재’를 들었다. 그는 “피해자 유가족이지만 질병관리본부로부터는 조사 진행에 대한 정보를 전혀 받지 못했고, 관계자에게 연락을 해도 답신조차 없었다”라며 “부검결과 발표도 한 달 가량 걸렸는데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깜깜이 상황을 해소할 수 없어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잠도 자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올해 초 발생한 이대목동병원의 신생아 감염 사망은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는데, 여전히 일선 의료기관들은 주사약 관리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마늘주사로 불리는 수액은 다양한 방식으로 조제되는데, 지침도 없는 상황에서 의사나 간호사가 만든다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라며 “또 문제의 병원 원장은 투약 중단 이후 2시간 가량의 시간동안 환자 상태도 파악하지 못했다. 사고 뒤 대응 프로토콜이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의료사고 피해를 법작으로 보상받으려면 ‘의료 행위 이외에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입증을 해야 하는데, 유가족들이 이를 입증하기는 너무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유가족은 전문가도 아니고, 정황상 추론해 의료진 책임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는 힘 있는 유명인들에게도 어려운 일”이라며 “민사 소송을 진행해도 받을 수 있는 위자료는 적기에 ‘어려움만 크고 얻은 게 없다’는 말도 나온다. 얼마나 피해를 입어야 이런 외침이 의료인들에게 전달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말을 들은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의료사고 피해자의 어려움을 강조했다. 기 의원은 “아는 고등학교 선배도 최근 부정맥 수술받다 사망했는데, 의료분쟁조정원을 소개하는 것 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라며 “의료사고는 언론인들조차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 없을 정도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너무 강하다. ‘설마 내가 피해를 입을까’하고 넘어가기 힘든 문제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의료 정보는 현재 의료인이 독점하고 있으며, 일반인들은 접근하기 힘든 문제가 있다”라며 “향후 의료분쟁조정원의 역할과 한계를 살펴보고 대안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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