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공산주의자”라는 발언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정감사장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우리나라는 적화됐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이념 편향적 발언을 쏟아냈다. 고 이사장은 이날 국감 참석을 거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점심시간 동안 참석했다가 질타를 받자 위원장 대행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에게 “똑바로 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광고공사 대상 국정감사에 기관증인으로 출석한 고 이사장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 됐으니 우리나라가 적화되고 있나”라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의 질문에 “문 대통령께서 평소 소신대로 했으면 (한국이) 적화되는 길을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통령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 먼저 방문하겠다, 또 사드 배치를 안하겠다 그런 식으로 말했었는데 지금 다 바뀌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고 이사장은 2013년 애국시민사회진영 신년하례회에서 “문재인 후보도 공산주의자이고,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이) 적화될 것이 시간문제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이던 2015년 9월 고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 5월 고 이사장을 재판에 넘겼다.
고 이사장은 이날 MBC 현안 관련 질의에서도 이념 편향적 발언을 이어가다가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고 이사장은 “증인이 이사장으로 장악하는 기간동안 MBC가 한편으로 기울어졌다는 비판이 이어지는데 동의하는가”라는 국민의당 김경민 의원의 질의에 “이제는 광우병 보도처럼 허위선전 방송은 없다”고 말했다.
박홍근 의원이 “MBC 신뢰도가 너무 떨어져서 심지어 파업으로 TV에서는 영화, 라디오에서는 음악만 나오는 것이 좋다는 사람도 많다”고 하자 고 이사장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MBC가 그동안 좌편향적인 언급을 하던 것을 듣지 않아 좋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국감장 전체에 실소가 터졌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MBC는 공영방송 아니냐”며 관리감독 책임을 다했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고 이사장은 “공영방송의 정의가 뭔지 모르겠다. MBC는 주식회사”라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사장 재직 동안 국정원장을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사생활과 관련된 것이라 답변을 못 하겠다”고 하다가 질타가 이어지자 “국정원장은 전에 애국 활동을 하던 분이라 잘 안다”고 에둘러 답했다.
이날 국정감사는 자유한국당이 전날 방문진 이사 선임 강행에 반발하면서 불참해 한국당을 빼고 진행됐다. 고 이사장은 이날 점심시간을 틈타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했다가 오후 속개된 국감에서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위원장 대행을 맡은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이 “국감에 참석한 기관증인으로서 처신을 조심하라”고 말한 데 대해 고 이사장이 “뭐가 잘못됐냐”며 맞받아쳤고, 신 의원이 “똑바로 하세요”라고 말하자 고 이사장이 또다시 “똑바로 하세요 진짜로. 나보고 똑바로 하라니까 같이 똑바로 하자”고 말해 회의가 잠시 정회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신 의원은 고 이사장의 자리로 가 3분 가량 언쟁을 벌이다가 감사를 속개했다.
방문진 이사회는 고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다음달 2일 처리할 예정이다. 불신임 결의안이 통과되면 고 이사장은 비상임이사로 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고 이사장은 이날도 MBC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곧 방통위가 해임을 할 것이며, (해임하더라도) 나는 비리가 없기 때문에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해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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