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 수시모집 전형방식 중 하나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평가자료로 활용되는 교사추천서가 폐지 수순을 밟는다.
교육부가 최근 ‘2018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개편 방향’이라는 이름으로 교사추천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은 문서를 대학들에 보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19일 교육부 관계자들이 밝혔다. 교육부의 의견 수렴 항목 중에는 교사추천서를 없애는 것과 함께 부모의 직업을 학생의 대입 지원서에 적지 못하도록 명문화하고, 대학들이 평가기준을 공개하고 수험생이 내야 하는 자료는 최소화하는 것, 블라인드 면접 도입 등 학종 개선 방향들이 들어 있다.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지원사업’은 고등학교 교육이 중심이 되게끔 대입 전형을 개선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됐다. 입학사정관을 확충하고 고른기회전형을 늘리는 등 교육 정상화에 이바지한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사업비 배분기준이 불합리하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는 등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회와 언론, 감사원에서 나온 여러 지적을 종합해 사업 개편 방향을 정하기 위해 대학들의 기초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며, 개편안은 내년 2월 확정된다”고 말했다.
사업 개편 과정에서 학종이 쟁점이 된 것은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이 워낙 많아서다. 학생과 학부모가 지적하는 학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공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과 평가항목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대학은 수험생의 교과 성적과 함께 수상경력, 자격증이나 인증서, 독서활동, 학급활동·학교행사 등 자율활동, 동아리 활동과 봉사활동, 진로활동같은 비교과 항목에 더해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면접,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을 종합해 합격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추천서나 자기소개서에 부모의 직업 혹은 경제적 배경을 드러내는 구절을 넣거나 특목고·외고같은 고교 유형을 적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게다가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와 사교육 정도에 따라 학생부 기록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수능이나 학생부교과전형과 달리 학종은 명확한 점수가 아닌 정성평가 요소가 많기 때문에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수록 유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안경환 전 법무장관 후보자 아들을 비롯한 속칭 ‘유력인사 자녀’들의 대학 입학경로로 학종이 이용되면서 불신이 더욱 커졌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학생부 조작·오류 419건이 적발되는 등 학종 조작도 끊이지 않았다. 학생부에 기록되는 항목이 너무 많아 교사들과 학생의 부담이 큰 것도 문제다.
문재인 정부는 학교 중심으로 공교육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들을 잇달아 내놨다. 2022학년도부터 수능에서 통합사회·과학과 제2외국어 등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기로 했고, 복잡한 대입전형을 단순화할 계획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10월 기자간담회에서 학종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교사추천서와 자기소개서처럼 논란이 많은 항목은 줄이거나 없애겠다고 이미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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