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이 스태프 추락사고가 발생한 tvN 주말극 <화유기> 제작 중단과 방송·제작사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언론노조는 27일 성명을 내고 “CJ E&M이 대대적으로 홍보한 <화유기>의 화면 뒤에는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드라마 제작 현장의 악습과 관행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 23일 새벽 1시쯤 경기도 용인에 있는 <화유기> 세트장에서 한 스태프가 세트 작업을 하던 중에 높은 곳에서 떨어져 허리와 골반 등이 부러지는 중상을 당했다. 스태프는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에 이송돼 다시 의식을 되찾았으나 신체 일부 마비 등의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태프는 JS픽쳐스의 소도구 제작 용역업체 MBC아트 소속이다.
노조는 “JS픽쳐스 미술감독이 사고를 당한 직원에게 요구했던 샹들리에 설치는 용역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일이었다. 게다가 당사자가 야간작업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어 다음날 설치하겠다고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설치를 강요했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CJ E&M은 지난 6월 14일 <혼술남녀> 조연출 이한빛 PD 사망사건을 계기로 방송 제작 인력의 처우 개선을 위해 적정 근로 시간 및 휴식시간 등 포괄적 원칙 수립 등을 약속했다. 약속을 한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아 인명사고와 방송사고가 동시에 발생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CJ E&M 측이 약속이행을 위해 최소한의 노력을 했는지 조차 의심스럽다”고 했다.
앞서 tvN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로와 사과의 뜻을 전하고 “제작진이 사고 발생 당시부터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해당 스태프 가족 측과 꾸준히 치료 경과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직후부터 제작 책임자가 스태프의 응급실 이동과 초기 진료 과정까지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일 방통위, 노동부 등 5개 부처가 합동으로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한 직후 발생했다.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더욱 엄중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조는 고용노동부에 드라마 제작 중지를 명령할 것을 요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는 CJ E&M과 외주제작사 JS픽쳐스의 근로환경과 안전대책 수립 현황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미 대책에 ‘드라마 업종의 근로조건 자율 개선’과 ‘외주제작 실태 및 근로환경에 대한 조사 정례화’가 포함돼 있다”며 “행여 이 사건이 관계당국의 업무가 아니라고 한다면 무수히 많은 조치를 나열한 대책은 제작 현장에서 어떤 실효성도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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