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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기

서울 초등생, 동물과 더불어 사는 ‘동물사랑교육’ 받는다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이 올해부터 동물과 더불어 지내는 법을 배울 수 있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7일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학기부터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생명존중, 동물사랑교육’을 전국 교육청 최초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1학기에는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2학기에 나머지 학년으로 확대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초 야외 사육장에서 한 학생 함께 토끼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노도현 기자


시교육청은 1·2학년, 3·4학년, 5·6학년 학년군별로 3단계로 나눠 교사용 교육자료를 개발했다.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자료는 발행을 마치고 각 학교에 보급을 앞두고 있다. 2, 3단계 자료는 오는 7월까지 개발을 완료할 ㄱ획이다. 교육자료 개발을 위한 정책연구에는 동물보호단체 카라, 동물자유연대 등이 참여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아직까지 공교육 영역에서는 동물복지 교육을 펴기 위한 노력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생명 존중의 중요성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사랑교육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물사랑교육의 목표는 1단계 동물에게 관심 갖기, 2단계 동물과 친해지기, 3단계 동물과 함께 하기다. 각 단계는 4개 주제로 구성되며 주제당 40~80분씩 총 8회 수업할 수 있도록 했다. 주제마다 관련교과를 안내해 해당 교과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이용해 교육할 수 있도록 했다.


동물사랑교육 1단계 교재 ‘두근두근! 너도 내 친구’ 표지. 서울시교육청 제공

1단계 교재 제목은 ‘두근두근! 너도 내 친구’다. ‘내 동물 친구를 소개해요’라는 첫 주제에서는 동물에 친근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동물 생활 모습을 다룬 동영상 시청, 동물 가면 만들기, 손바닥을 이용해 동물 그림 꾸미기 활동을 안내했다.

1단계 교재를 집필하며 학생들에게 동물복지 교육을 선보인 장은정 서울 금양초 교사는 “아이들이 다른 어떤 수업보다 적극적이었다. 수업을 통해 강아지와 고양이 뿐만 아니라 주변에 더 많은 동물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 동물들도 하나의 생명체고 우리 가족과 함께라고 여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열린 가재울초는 지난 2016년 개교하면서부터 교내 사육장에서 동물을 키워왔다. 현재 학생 13명이 동아리를 꾸려 토끼 20마리와 닭 4마리를 보살피고 있다. 고종열 가재울초 교장은 “동물복지교육이 굉장히 늦었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말했다. 고 교장은 “아이들이 동물을 정말 사랑하는데도 여태 제대로 된 교육 교재가 없었다. (동물사랑교육으로) 아이들이 아름답게 클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